- 아시아나항공 매각 사태 촉발한 부실 경영, 박삼구 전 회장 재판에 넘겨져
- 계열사 부당 지원에 아시아나항공을 그룹 재건의 마중물 삼아 희생시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계열사 부당지원과 수 천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박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 13일 구속 수감해 조사를 벌인 지 13일만이다.
박 전 회장은 2016년 6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금호고속(금호홀딩스)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가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금호고속에 총 1306억 원을 무담보 저금리로 빌려주었다.
또한 게이트그룹(당시 중국 하이항그룹 소속)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권을 넘겨주고 1600억 원을 금호고속에 투자받았다. 2015년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4곳의 자금 3300억 원을 인출해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전부를 금호고속에 2700억 원에 저가 매각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회계 부실 등으로 촉발된 위기로 매각 시장에 나왔고 현재 대한항공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사태로 인해 박삼구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론이 급등했고 객실 승무원 갑질 행위 등에 대한 비난 여론도 가세했다. 결국 횡령, 배임 등의 혐의가 하나 둘 씩 드러나면서 재판에 넘겨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업종 특성상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무리하게 자금을 전용하지 않는 한 큰 위기를 격지 않아도 될 것을 박삼구 전 회장의 그룹 재건 욕심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