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배임 혐의 전 이스타항공 재무팀장, 보석으로 풀려나 업무 복귀 논란
• 회사 측은 채권 확정 업무를 위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피의자와 증인이 함께 근무하는 부적절한 상황
• 김유상 회생관리인 해임 사유 될 수 있다는 주장 나와

서울회생법원이 이스타항공에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재무팀장을 복귀시킨 것에 대해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 조카이자 전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인 A씨가 보석으로 풀려나자 마자 이스타항공에 출근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복귀 사유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전주지법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A씨는 현재 이스타항공에 복귀해 근무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재무 책임자였기 때문에 이스타항공의 채권·채무 사항에 대한 사실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원활한 매각·인수 절차 마무리를 위해 업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이 버젓이 회생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증거인멸의 우려까지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A씨의 복귀를 주도한 것은 부사장 김유상 회생관리인이다. 하지만 9월 재판이 예정돼 있고 김유상 관리인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데 피의자와 증인이 재판 전에 함께 근무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김 관리인의 증언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회생관리인인 정재섭씨는 해당 사실을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고, 서울회생법원 역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재판부는 업무 복귀에 대해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재판 중인 피의자에 보직을 맡긴 것은 회생관리인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A씨는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으로 지난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7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그는 재판에서 이스타항공 실무자로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성정으로 매각이 확정된 가운데 채권변제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업회생 본단계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