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국내 MRO 경쟁력 강화로 해외정비 의존도 30% 이하로
- 항공부품 관세 면제 등 지원하기로 하면서 기존의 정부 입장 변화 있을 지 관심
- 사천 - 중정비·군수, 인천공항 - 해외 복합 MRO 유치로 나눠 육성
정부가 국내 항공정비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정비 항공기의 공항시설사용료를 감면하고 항공부품 관세 면제, 정비 비용절감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항공정비(MRO)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항공 MRO 산업이 전무하다시피한 국내 정비시장을 활성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항공정비산업은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항공기 정비의 해외 의존도가 절반이 넘고 경쟁국과 기술격차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 정비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56%이며 정비기술 격차는 2019년 기준 75% 수준(미국 기술수준을 100%로 가정)이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94%, 일본 85%, 중국 80% 수준으로 우리나라 항공정비 기술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홍 부총리는 2025년까지 해외정비 의존도를 30% 이하로 낮추고 2030년까지 국내 MRO 규모를 5조 원 확대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MRO 규모는 작년 기준 7천억 원이다.
이를 위해 항공노선 배분 시 국내 MRO 산업 기여도를 고려하기로 했다. 국내 정비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반영해 항공노선 배분 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민간업체에서 정비가 가능한 군(軍) 항공기 정비물량은 가급적 민간에 맡긴다.
한편 항공기 부품 면세 추진 관련 언급도 중요하다. 수리를 위해 들여오는 항공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줄여준다. 정비용 부품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국내 업체의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일단 싱가포르에서 수리·개조해 재수입하는 부품에 대해선 일시적인 관세 면제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 가입 관련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을 모은다. 현재 정부는 민간 항공기 개발 등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TCA 가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관세법에 따라 항공기 부품 관세면제 혜택은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사라져 2026년 이후 연간 국내 항공사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00억 ~ 1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주무 기관인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항공기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고 있다며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위해 TCA 가입이나 관세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의 입장은 관세면제 연장은 없으며 TCA 가입 역시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의결 내용은 항공정비와 관련된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건이기는 하나 항공기 운항을 위해 도입하는 부품 역시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행 내용에 따라 깉은 부품을 수입해도 항공정비업체와 항공사간의 차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정부의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을 모은다.
또 올해 말까지 국내업체가 개발한 항공 관련 부품이나 시설, 장비에 대한 국내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외국에서 고가에 수입하던 것 가운데 일부를 대체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MRO 시장을 지역별로 특성화한다. 사천공항은 기체중정비와 군수, 인천공항은 해외 복합 MRO 유치 등으로 나눠 육성한다. 이는 현재 인천공항이 세계적 화물기 개조업체인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화물기 개조 사업을 유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를 두고 사천지역에서는 인천공항의 MRO 사업 참여는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