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륙 직전 외국인 남성에게 폭행 당한 여 승무원
• 아시아나 사무장 별다른 조치 없이 비행 강요 후 거짓 보고까지

이륙을 준비하던 중 승무원이 승객에게 폭행 당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11시간 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5일 오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204편 여객기가 이륙 직전 기내에서 한 술취한 외국인 남성 승객이 여성 객실승무원을 폭행했다.

당시 항공기는 이륙 직전 상황이기 때문에 승객의 이동이 제한되지만 한 외국인 남성 승객이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자 승무원이 이를 제지했고 이 외국인 승객은 승무원 뺨을 때렸다. 착용하고 있던 귀걸이가 떨어져 나갈 정도의 심각한 폭행이었다.

이 사실은 즉시 캐빈 매니저(사무장)에게 보고됐지만 항공기는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이륙했다. 가해 승객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 승무원은 서비스 구역을 바꿔주지 않아 해당 가해 승객이 앉아 있는 구역에서 11시간 내내 서비스를 지속해야 했다. 미국 도착 후에도 현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사무장은 폭행 사실을 보고 받은 후 "괜찮아? 램프리턴 하고 싶어?"라고 물으며 게이트로 되돌아가는 대신 비행하는 쪽으로 선택하며 강압적인 분위기로 폭행당한 승무원에게 비행을 강요했다. 해당 승무원은 막내급이었기 때문에 램프리턴 여부를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사건을 덮기 위해 거짓 보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이 커진다"는 이유로 "장애인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몸을 가누지 못해 팔을 위두르다가 승무원이 맞았다"고 회사에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11시간 내내 위험을 내포한 승객을 태우고 비행한 것은 항공보안 규정 위반", "장애인이라도 다른 승객을 폭행할 수 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아시아나항공은 "피해 승무원을 스케줄에서 제외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 중이다"라며 "해당 매니저 역시 비행에서 제외했으며 조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인천공항경찰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처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