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 창문은 왜 원형?
- 사각 형태보다 안전한 둥근 형태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항공기 좌석 중 창가를 좋아하는 편이다.
피곤할 때는 머리 한쪽을 기대고 잠을 청할 수도 있고, 때로는 비행기 창문 넘어로 보이는 바깥 풍경도 창가 좌석의 매력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비행기 창문은 어떤 기종을 가리지 않고 다 둥근 모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보는 창문 모양은 대개 직사각형이다. 꼭지점 뚜렷한 형태의 창문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왜 항공기 창문은 둥근 것일까?
사각형 모양보다 둥근 모양이 제작하기 용이하기 때문일까?
둥근 라운드 형태의 항공기 창문
그렇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각형 모양의 창문보다 둥근 형태의 창문이 훨씬 더 기체 피로에 더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것이 이유다.
비행기가 탄생하고 기내여압장치가 도입(1938년 상용항공기 중 Boeing 307 기종에 최초로 여압장치 도입) 되면서 항공기는 본격적으로 민간, 일반 대중이 이용하는 시대가 됐다. 기내여압장치는 높은 고도에서도 지상에서 느끼는 기압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항공기 장비로 현대 모든 항공기는 이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고도로 비행할 수 없다. (대개 민간 항공기는 고도 3만-4만 피트 상공에서 비행한다) 그래서 이 여압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비행고도를 1만 피트(규칙상으로는 약 8천 피트) 아래로 낮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낮은 기압으로 정신을 잃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압장치로 인해 높은 고도를 비행하면서 연료를 덜 소모하고 소음도 줄어든느 장점이 있었지만 문제는 이런 항공기 안과 밖의 기압 차이로 인해 항공기 동체에는 피로(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는 점이다. 이게 어느 정도 한계점을 넘어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창문 형태가 사각형이던 초기 de Havilland Comet 항공기
여압장치가 일반화되기 시작한 1950년대, 항공기 제작사 de Havilland는 Comet이라는 항공기에 창문을 일반적인 창문 형태인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하지만 1953년부터 연속 발생한 3차례 항공기 사고로 99명이 사망했고 이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사각형태의 창문이 항공기 내외 기압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기체 피로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체 피로 Comet 항공기 사고 1953년 5월 2일(43명), 1954년 1월10일(35명), 4월 8일(21명)
사각형태의 네 군데 꼭지 부분이 외부 압력에 가장 약하다는 것이었다. 지속되는 기체 피로(스트레스)가 항공기 창문에 유입되면서 가장 약한 부분인 꼭지 부분부터 크랙을 발생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사각형태 창문 꼭지 부근에서 크랙이 발생하기 시작
이후 연구 결과 꼭지 부분을 날카롭게 만들지 않고 둥근 커브형태로 창문을 디자인하면 기체에 피로가 쌓이더라도 항공기 창문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후 항공기의 창문은 모두 예외없이 날카로운 꼭지가 없는 둥근 형태를 띄게 된 것이다.
< 항공기 창문이 동그란 형태인 이유 >
이후 원형 창문으로 변경된 de Havilland Comet 항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