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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행기는 거의 동시대에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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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오락물의 대명사, 기내 영화 변천
백여년 전 비행기라는 것이 등장할 때만 해도 하늘을 나는 것 자체에 열광했다.
하지만 비행기 제작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비행하는 동안 뭔가 즐길거리가 필요했다. 기내에서 즐기는 기내식이 등장하고 이를 위해 승무원의 역할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등장한 것이 기내 오락물(IFE)로서의 영화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행기 등장과 영화의 흐름은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 둘의 결합 또한 숙명적인 것이었는지 모른다.
▩ 1921년, 비행 중 영화 상영 - 박람회 이벤트
1921년 8월 시카고에서 열린 한 박람회(Chicago Pageant of Progress Exposition)에 비행 중에도 뭔가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최초의 사례가 등장했다. Aeromarine Airways는 박람회 기간(8월 29일) 중 산타마리아에서 관람객 11명을 태우고 약 한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당시 유행하기 시작했던 모션 픽쳐(Rotacker Film이 제작한 "Howdy Chicago!")를 기내에서 상영한 것이다. 지상에서 즐길 수 있는 모션픽쳐(영화)를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 1925년, "잃어버린 세계" 최초의 상용 항공편 기내 영화
하지만 이는 박람회에서 일종의 이벤트였기에 단발성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본격적인 기내 영화가 등장한 것은 1925년이 되어서였다. 영국의 Imperial Airways는 당시 주요 운항 노선이었던 런던(크로이든)-파리 항공편에서 무성 영화인 "The Lost World"를 상영함으로써 기내 영화의 서비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항공상식 사상 최초의 기내 상영 영화는?
그러나 이 역시 부정기적으로 기내 영화가 운용되었고,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후 보트 경주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중계하는 라디오 방송(1931년)을 기내에서 제공하기도 하고, Western Air Express는 "Media Event"라는 이름으로 텔레비전 서비스(1932년)를 하기도 했다. 영국 Bristol Brabazon항공은 항공기 후방 공간을 영화관(?)으로 운용하는 서비스를 계획했으나 서비스에 들어가지는 못하는 등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심지어는 1941년 해군 항공기 내에서 라이브 공연(노래)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단발성 행사로 그치면서 항공기 기내 오락물(IFE)은 주로 독서물을 제공하거나 기내 일정 공간을 라운지로 구성해 사교(?) 분위기 만드는 등 일반적인 간단한 오락거리에 만족해야 했다.
▩ 1961년, 본격적인 상용 항공기 기내 영화
1961년, TWA는 대폭 발전된 영화 기술을 대형화된 항공기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그 전까지 주류였던 30인치 다이어미터 필름 방식이 16mm 필름으로 전환되면서 항공기 안에서 영화 상영에 보다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TWA는 1961년 7월 19일, JohnSturges의 "By Love Possessed"라는 영화를 시작으로 기내에서 정식으로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진정한 기내 오락물(In-Flight Entertailnment) 시대를 열게 되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 기내 영화는 소니(Sony)나 암펙스(Ampex) 등이 개발한 비디오 테이프 방식으로 기내 여러 곳에 다수의 대형 CRT 화면을 통해 상영하는 형태를 취했다. 1970년대 8mm 필름 카세트가 개발되면서 이전보다는 훨씬 편리하고 다양하게 영상물을 쉽게 교체하며 상영할 수 있게 되었다.
기내 영화 상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리였다. 항공기의 시끄러운 엔진, 비행 소음은 영화 속 음성을 제대로 알아듣기 어렵게 만들었다. 1970년 후반부터 공압식 헤드폰이 전자식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항공기 제작기술의 발달로 소음이 대폭 줄어들면서 비로소 영화다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 1988년, 개인 주문형 비디오(AVOD) 등장
1988년 노스웨스트항공은 항공사로서는 최초로 LCD 형태의 개인 주문형 오디오·비디오 시스템(AVOD)을 선보인다. B747 항공기에 설치된 이 기내 오락물 시스템은 이용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삽시간에 항공기 기내 오락물의 기본 형태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동안 함께 병행해 왔던 기내 독서물이나 카드 게임 등의 오락물들은 대부분 항공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개인형 주문 오디오·비디오(AVOD) 시스템
그로부터 근 30년이 지난 현재, 비디오 크기가 커지고, 화질이 좋아졌으며 영상물의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개인형 AVOD(Audio & Video on Demand)라는 기본 방식은 변하지 않았고 AVOD라는 방식을 통해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즐길거리가 풍부해졌다. 또한 비행 중 확인해야 하는 정보(비행 경로나 위치, 연결 항공편 시각, 도착 공항 예정시각이나 시간대 등 정보)나 필요한 지식들을 AVOD 시스템을 통해 쉽게 접하는 장점도 부가적으로 갖게 되었다.
▩ 미래 기내 오락물 주역은 "인터넷"
그럼 미래의 기내 오락물은 어떤 형태로 변화할까? 가장 큰 흐름은 인터넷이다. 현재 항공업계의 큰 변화 중 하나가 기내 인터넷이다. 무선 인터넷을 통해 개인적인 흥미거리를 즐기는 것은 물론 항공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오락물을 인터넷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내 인터넷은 개인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맥을 같이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최신 모바일 기기는 물론 노트북 컴퓨터와 같은 전통적인 단말을 통해서 비행 중 기내 인터넷을 즐기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기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거의 대부분 기내 인터넷을 제공하고 있으며, 바다를 건너는 장거리 비행에서도 위성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 발달과 개인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그 동안 항공사가 기내 오락물 핵심으로 활약해 왔던 개인형 AVOD 시스템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일부 항공사들은 기내 좌석의 개인형 모니터를 없애는 대신 승객이 소지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기내 오락물을 즐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항공소식 기내 오락물 시대 저무나? AA, 모니터 없는 항공기 도입(2017/1/26)
다만 이런 인터넷 서비스 등이 대부분 유료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수하물, 좌석 등의 서비스가 유료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그 동안 무료로 제공되어 왔던 기내 오락물 서비스마저 유료로 전환되는 아쉬움은 값싼 항공권을 위안 삼아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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