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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흡연으로 인한 항공사고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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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흡연 엄격히 금지되고, 재떨이 설치 의무화
민간 상업용 항공기를 타면 가장 먼저 접하는 것 중 하나가 안전 비디오(혹은 데모)다.
안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비상탈출 요령은 안내하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그중 하나가 기내에서는 금연(No-Smoking)이라는 안내다. 현재 거의 대부분 민간 항공사들은 기내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흡연을 금하는 이유는 탑승객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며 담배로 인한 최악의 불상사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흡연욕구는 참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기내 불법행위 가운데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것도 기내 흡연이다. 불법이라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피우고 적발되는 건수가 적지 않다.
항공소식 기내 불법 행위 1위는 '흡연'.. 매년 대폭 증가?(2017/10/5)
지금까지 발생한 여러 항공사고 가운데 이 담배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도 제법 발견된다.
▩ Varig 829편 사고 (1973년)
7월 11일,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를 출발한 820편 항공기(B707)가 프랑스 파리 오를리공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오를리공항 관제에 긴급한 무선이 도착했다.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였다. 조종사는 즉시 비상선언을 하고 비상착륙에 들어갔다. 공항을 불과 몇 킬로미터 앞둔 상태에서 항공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객실은 물론 조종실까지 연기가 가득해 조종사는 계기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조종사는 활주로 전방 5킬로미터 위치에서 랜딩기어를 펼치고 플랩 각도를 세팅해 비상착륙 준비에 들어갔으나 공교롭게도 활주로에 도달하기 전 나무 등과 부딪히면서 그대로 동체 착륙했다. 11명이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들 대부분은 승무원이었다. 약 6-7분 후에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승객들은 항공기는 이미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좌석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정비사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객들은 좌석벨트를 착용한 채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대부분 기내 화재 및 연기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착륙하기 전 이미 사망했던 것이었다.
화재는 후방 화장실 세면대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담배꽁초가 화장실 쓰레기통에 던져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듬해 항공기 화장실에서 흡연 금지 안내를 부착하고 재떨이 등의 설치 및 작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는 기준(AD 74-08-09)을 마련했다.
- 화장실 흡연 및 화장실 쓰레기 용기에 담배 처분을 금지하는 안내문 부착;
- 비행기 탑승자에게 화장실에서의 흡연 금지를 안내하는 절차 수립;
- 특정 장소(화장실, 좌석 팔걸이 등)에 재떨이 설치;
- 화장실 쓰레기통 수납 문 정상 작동 확인
▩ CAAC 2311편 항공사고 (1982년)
12월 24일, CAAC 소속 일류신 Il-18 항공기가 광저우 바이윤공항에 착륙한 후 객실에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은 항공기를 활주로에 정지시키고 승객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화재가 급속히 번지면서 승무원과 승객 69명 가운데 25명 사망했다. 승객의 담배로 시작된 화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에어캐나다 797편 항공사고 (1983년)
6월 2일, Air Canada 소속 797편 항공기(DC-9)가 비행 중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신시내티공항에 비상착륙했으나 탑승자 가운데 23명 사망했다. 밀폐된 기내에서 발생한 화재가 착륙 후 항공기 문을 열자 외부 산소가 공급되면서 폭발적으로 확산돼 탑승자 46명 중 23명 희생되고 말았다. 이 사고 이후 화재와 관련된 다수의 항공 안전정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쓰레기통 화재는 일반적으로 흡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이 사고 원인 역시 담배로 인한 것이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했다.
▩ 이집트항공 804편 항공사고 (2016년)
파리 샤를드골공항을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공항으로 비행 중이던 이집트항공(EgyptAir) 804편 항공기(A320)가 5월 19일 지중해에 추락했다. ACARS를 통해 자동으로 항공기 화장실 세면대와 전자 계통에 연기가 감지되었다는 신호가 전송되기는 했지만 추가 조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66명은 모두 사망했다.
▩ 기내 간접흡연 사망 사건 (1998년)
올림픽항공 417편 탑승객 중 Hanson이라는 승객이 간접흡연 때문에 사망한 사건이다. 탑승수속 시 간접흡연에 대해 민감성을 가졌던 Hanson은 금연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의 좌석은 흡연구역에 인접한 곳으로 심지어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 간에 칸막이도 없었다.
좌석 이동을 요구했지만 승무원은 다른 곳에 좌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시키지 않았으며 Hanson은 연기에 노출되면서 의사의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 후에 사망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고의 책임은 항공사에 있다고 판결했으며 보상적 손해 배상금으로 미화 70만 달러 지급을 판결했다.
위 다수의 사례 중 Varig 820편과 CAAC 2311편 항공사고는 화장실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거의 확실시되었으나 그 이외 사고는 화재의 원인과 관련해 담배로 추정될 뿐 명확한 근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대부분 항공사가 기내 흡연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기내 화장실 흡연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항공기 화장실에 재떨이 설치는 법적 의무사항이다.
항공상식 담배 재떨이 있는 비행기는 구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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