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카드 가지고 계시면 보여 주시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지갑에 신분증과 함계 현금을 넣고 다닌다. 아니 어쩌면 최근에는 현금을 대신해서 신용카드를 넣고 다니는 것이 더 일반적이겠다.
그런데 내 지갑에는 다른 종류의 카드가 하나 더 있다.
그건 다름아닌 생활 매장인 이마트의 회원카드... 이 카드는 신세계 백화점, OK Cashbag 기능을 겸하고 있는 것이라 이 매장을 이용할 때는 늘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그 금액에 따라 일정량의 포인트라는 것을 누적한다. 이 포인트는 나중에 필요에 따라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매장을 이용할 때마다, 물건 값을 계산할 때마다 듣는 말이다.
요즘은 익숙해져서 계산대 앞에 서면 아예 신용카드와 회원카드를 알아서 꺼낼 정도로 자연스러워진 쇼핑 습관이 되어 버렸다.
소량의 물건을 구입은 집 인근의 작은 일반매장을 이용하지만 어느정도 규모의 쇼핑을 하는 경우엔 거의 이 "이마트" 매장을 이용하곤 한다.
왜?
의식하고 하는 행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매장을 이용한다.
이것이 로열티 프로그램(Loyalty Program) 이다. 회원으로 등록되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않은 다른 매장을 이용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으로 구매를 가능하게 한다거나 때때로 그 동안의 이용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조그마한 선물을 준다거나 하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회원으로 맞아 들이는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이런 로열티 프로그램(Loyalty Program)으로 가득차 있다. 통신회사는 물론이거니와 백화점, 대형 할인매장, 심지어는 동네 문구점에서도 이 로열티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해 일정 금액을 구입하고 누적하면 일정 기간이 지나 조그만 장난감으로 선물로 준다거나 해서 우리 아이도 동네 문구점에서 만들어, 구입횟수에 따라 도장이 찍혀져 있는 카드를 애지중지할 정도다.
로열티 프로그램(Loyalty Program)은 어디에서 처음 시작되었을까?
이런 프로그램을 포인트 제도라는 표현도 쓰지만 마일리지 제도라는 표현으로 흔히 사용하곤 한다. 이런 정황을 보아 알 수 있듯이 로열티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업종은 항공업계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비슷한 류의 단골손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의 마케팅 활동은 있어왔으나 조직적이고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분야가 항공 운송업이다.
이런 로열티 프로그램을 항공업계에서는 흔히 Frequent Flyer Program (FFP) 라는 표현으로 대신한다. 그래서인지 외국, 특히 미국계통의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마일리지 카드"라는 표현보다 "Frequent Flyer Card"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편이 이해시키기 용이하기도 하다.
Frequent Flyer Program
< 다양한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 >
그러면 이렇게 현재 거의 모든 항공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이 Frequent Flyer Program 을 가장 먼저 사용한 항공사는 어디일까?
1980년 캘리포니아 소재의 Western Airlines 은 샌프란시스코 - 로스앤젤래스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탑승구에서 펀치카드로 탑승실적을 찍어주는 형태의) "$50 Travel Bank"라는 서비스 쿠폰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최초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이 혁신적인 프로그램은 대단한 호응을 얻어 곧 십여개 이상의 도시로 확대되었으나, 수집된 기록을 실적으로 전환해 주는 컴퓨터 시스템이 미흡한 관계로 더 이상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선 보인 지 채 1년도 안돼, American Airlines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AAdvantage" 라는 세계 최초의 Loyalty Program 을 선보였고, 이 제도는 대단한 관심과 열풍 속에 날로 확대되어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회원 수만 해도 2005년 현재 5,000만명을 넘는 항공업계 세계 최대 규모가 되었다.
이렇게 되자 너도 나도 이 마케팅 기법을 받아들여 불과 20여년 만에 이 Frequent Flyer Program 은 전 세계로 확대되었으며, 항공사는 물론이거니와 고객 서비스와 관련이 있는 업종(소비 업종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에 추가 확대되면서 그 내용과 대상, 프로그램의 성격 등이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마일리지 프로그램으로 통칭하여 사용하곤 한다.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왜 성공했을까?
이런 프로그램이 전 소비업종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일반 소비업종의 경우는 마일리지 프로그램 (Loyalty Program) 을 통해 적립할 수 있는 금액의 규모는 고객이 지불한 전체 구매 금액의 많아봐야 1 -2 % 이내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보다 적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심지어 10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음에도 불과 2-300포인트(원) 정도 적립해 주는 회사도 있다. 왜냐하면 적립율을 그 이상으로 적용하기에는 추가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원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항공사나 호텔 등의 서비스 업종은 많게는 10%까지 적립률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른 소비업종과 달리 비 성수기의 빈 좌석이나 빈 방 등을 이용하여 서비스 원가의 추가 부담없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이유다.
항공 마일리지의 가치는 어느 정도?
이 밖에도 로열티 프로그램은 신규 고객 유인효과와 자사의 고객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 즉 이탈 방지 (Lock-in)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항공사의 경우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국내의 양 항공사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해도 대개 어느 한쪽 항공사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이는 개인적인 선호도, 스케줄 선택 문제 등의 요인도 있겠으나 마일리지 누적에 대한 기대의 유인효과가 다른 어떤 이유보다 클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때때로 항공사들은 특정 이벤트를 할 때 "더블 마일리지 누적", "추가 보너스 항공권 제공" 등 마일리지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나도 항공사에 근무하고 특별히 마일리지 카드를 가지고 있을 이유(마일리지를 모아 나중에 무료/할인 항공권 서비스 제공)가 없지만, 내가 근무하는 항공사의 마일리지 카드는 물론 다른 항공사의 카드도 함께 가지고 있다.
다음은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항공사와 그 마일리지 프로그램이다.
항공사 |
프로그램 이름 |
아메리칸항공 (AA) |
AAvantage |
에어프랑스 (AF) |
Frequence Plus |
케세이퍼시픽 (CX) |
Asia Miles |
델타항공 (DL) |
Skymiles |
일본항공 (JL) |
JAL Mileage Bank |
대한항공 (KE) |
Skypass |
루프트한자 (LH) |
Miles & More |
말레이지아항공 (MH) |
Enrich |
전일본공수 (NH) |
ANA Mileage Club |
노스웨스트항공 (NW) |
World Perks |
아시아나항공 (OZ) |
Asiana Bonus Club |
싱가포르항공 (SQ) |
Krisflyer |
타이항공 (TG) |
Royal Orchid |
유나이티드항공 (UA) |
Mileage Plus |
제주항공 (7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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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는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