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하늘을 난다.
비행기도 하늘을 난다.
태초부터 날 수 없는 동물로 태어나 하늘을 바라보며 창공을 날아다니는 새를 동경해 온 인간은 몇천년간의 노력과 시도 끝에 근세에 이르러 드디어 새처럼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었다.
감히 그 동안 아래서 위만 바라보던 인간의 시각을 이제 위에서 아래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넓혀 주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늘을 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간 생물학적 불가능을 극복하게 하는 보조 장비, 즉 하늘을 날 수 있는 장치를 통해서다.
그 보조장비가 비행기다.
라이트 형제 (오빌 라이트, 윌버 라이트)가 최초로 기구가 아닌 공기보다 무거운 기계로 하늘을 나는 동력 비행기를 발명(1903.12.17)한 이래 무수히 많은 발전과 변화를 이루어왔다.
하늘을 나는 방식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 프로펠러 형식에서 최근의 제트엔진 방식으로 급격한 발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첨단의 기술을 동원해 성능 향상을 이루면 이룰 수록 아마도 위험성에 더욱 증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자연스런 현상일지도 모른다. 마치 자동차가 없던 시절보다 현재가 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로 인한 죽음의 추가 가능성을 안고 사는 것을 보면 말이다. 편리함에 대한 반대 급부인가? ^_^
비행기는 새를 무서워 해?
지금까지는 전혀 위협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존재가 비행기의 발전과 더불어 위험한 존재로 바뀌어버린 게 하나 있다.
그건 다름아닌 "새", "Bird"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영화에서 공포의 존재로 "새"를 다루기도 했는데, 항공분야라고 하는 현실 생활에 있어서도 "새"라는 존재가 공포와 위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기껏해야 몇 백그램에서 몇 키로그램 정도에 불과한 작은 새 한마리가 B747 점보 비행기와 부딪치기라도 한다면 단순히 정비를 위해 항공기를 땅에 세우는 정도를 넘어 화재나 추락의 경우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흔히 "버드 스트라이크 (Bird Strike)"라고 부른다. 조류충돌...
얼마 전에도 모 TV 드라마의 소재로 공항에서 벌어지는 새와의 전쟁을 잠시 다룬 적이 있다.
1.8kg의 새가 시속 960km로 나는 항공기와 부딪치면 64톤 무게의 충격을 준다고 한다.
사실 항공기가 어느 정도 고도로 올라가면 새와 충돌할 가능성이 별로 없고 주로 항공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뜨고 내릴 때, 그리고 공항으로 Approach 단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를 통해 가정해 볼 때 어느정도 속도가 줄어든 시속 370km 정도 속도의 항공기와 0.9kg 짜리 청둥오리 한 마리가 부딪히면 항공기는 순간 약 4.8톤의 충격을 받게 되고, 이때 항공기는 상처 또는 파손을 당하게 된다.
겨우 1kg도 안되는 새가 항공기를 파손 시킨다고?
새가 날아다니다가 항공기 몸체하고 부딪혀도 기체에 손상을 입히는데,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기라도 하면 블레이드가 부서지는 등, 심지어는 화재나 추락 등으로 승객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다음은 엔진이 아닌 항공기 날개 부분에 부딪혀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흔적이다.
이 정도가 되면 항공기의 정상적 운항은 불가능하다. 세워놓고 정비하는 수밖에...
그 다음 비행을 위한 구간에 이미 예약한 승객이나 화물 등의 운송 방법을 죄다 바꿀 수 밖에 없다. 만약 여분의 항공기라도 없는 외국 공항에서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발생하면 승객이나 화물 관련해서 결정할 수 있는 방향은 딱 2가지..
첫째, 다음 운항 여정(구간)을 결항한다.
이 경우에는 해당편에 탑승키로 되어있던 승객들을 다른 항공편으로 수송하거나 아예 취소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정비한 후에 다시 운항한다.
작은 상처 정도면 즉각 수리를 하고 운항할 수 있겠지만, 엔진에라도 빨려들어갔다면 그건 1-2일 정비를 받아야 운항 가능.
이렇게 여분의 항공편이 없는 외국에서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하면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승객들은 영문도 모르고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사태를 당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위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일처리를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경험 ㅠ.ㅜ)
새는 "깃털달린 카미카제(神風)"
무작정 항공기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 때문에 옛날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적(미국)의 군함을 향해 비행기를 몰고 돌진했던 "카미카제(神風) 특공대"가 연상된다. 그래서 이렇게 항공기에 부딪히는 새를 일컬어 "깃털달린 카미카제"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만의 현황을 볼 때도 매년 60-70건 내외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한다. 그로 인한 피해액은 단순 산술적인 부품 교체비용이나 정비비도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 각종 대 고객 서비스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가히 엄청난 규모가 된다.
< 연도별 발생 건수 와 부품 교체 비용 >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가을/겨울 사이에 많이 발생해..
월별 발생 건수 (2003-2006년)
발생시기를 보면 계절적으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년 중 주로 9월~10월에 가장 많은 발생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계절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기준으로 주로 봄/여름보다 가을/겨울에 더욱 많은 조류충돌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계절별 특성을 생각해 볼 때, 국내 서식하는 여름철새는 중대백로 (Egretta alba modesta), 쇠백로 (Egretta garzetta), 왜가리 (Ardea cinerea), 황로 등이며 체중은 약 300g ~ 1200g 정도이다. 겨울철새에는 쇠기러기 (Anser albifrons), 청둥오리 (Anas platyrhnchos), 흰뺨검둥오리 (Anas poecilorhycha) 등이 있으며 체중은 약 1,300g ~ 2,700g 이다.
즉, 겨울철새는 주로 군집생활을 하여 무리를 지어 떼로 이동하는 경향 때문에 운항 중인 항공기와의 충돌확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여름철새보다 체중이 더 무거운 관계로 항공기 충돌 시 훨씬 더 큰 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버드스트라이크는 주로 공항 주변에서 발생 (특히 뜨고 내릴 때)
버드 스트라이크는 주로 항공기가 이륙해 상승하는 과정, 즉 일정고도까지 올라가기 전 상태에서 주로 발생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인 착륙을 위해 일정고도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아래는 Thomsonfly라는 항공사 항공기의 실제 Bird Strike 장면이다.
간혹 스포츠에서 신기한 장면으로 야구공이나 테니스 공에 날아가는 새가 맞는 화면들을 종종 보곤하는데, 이것 역시 날아가는 항공기에 또 역시 날아가던 새와 부딪혀 발생한 장면이다. ^^
공항별로 새와 전쟁을..
논밭에서 새를 쫓기 위해 허수아비를 세우는 노력을 하듯,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공항 주변에서는 이렇게 새를 공항 주변 밖으로 쫓아내기 위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 충격음(소리)을 이용한 퇴치 : 호루라기, 꽹과리 등 구형 무기나 엽총, 폭음탄 . 경음기, 반사색종이 등 신형 무기를 사용
- 조류서식지가 되지 않도록 습지 및 늪지를 메우고 새들의 먹이가 되는 곤충을 없애기 위해 살충작업
- 자기파를 발생시켜 새들의 근접을 막는가 하면 위협용 `대포'를 발사해 혼을 빼놓는방법
김포공항에서는 공항 근처에 한달에 2~3번씩 송골매 4마리 정도만 풀기도 하고, 부산 김해공항의 경우 조류 퇴치조를 운영해 엽총으로 무장한 공군병사 6명이 하루종일 활주로를 지키고, 2~3분간격으로 흰색연기를 뿜으며 폭발음을 내는「프로판 가스 폭음기」와 8~40초 간격으로 새가 싫어하는 전자파를 발산하는「경보기」등 각종 장비가 동원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들도 영리해져서 인지 아니면 무감각해지는 건지, 각종 방법을 동원해도 그때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몰려 들고는 해서 관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그 최첨단의 항공기도 기껏 작은 새 한마리로 인한 피해를 두려워해야 한다니 재미있다. 새가 항공기와 부딪히지 않는 기술이나 방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공항에서 새와의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Posted on 200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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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لخروج من الطريق
버드 미사일을 처박아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