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에서 가장 큰 부담 중 하나가 항공권이다.

짧은 시간에 먼거리를 이동하는 교통수단 중 항공기 만한 게 없지만, 그만큼 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어떻게 하든 값싼 항공권 찾기에 적지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인터넷에는 최저가 항공권을 찾아준다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은 항공권 판매 구조의 헛점을 이용한 것이다. 자칫 항공사로부터 엄한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항공권 가격은 색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묶음 판매다. 정확히는 묶음 판매라기보다는 경유 판매라고 하는 편이 더 적합하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는 서울에서 런던까지의 직항편을 이용하지만, 다른 도시를 경유하는 여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서울 - 홍콩 - 런던 여정의 경우 서울 - 런던 직항 여정보다 더 저렴한 항공요금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경유한다는 불편함(?)을 고려해서 항공사들은 직항편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걸 조금 응용하면 다른 방법도 찾을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이원구간 잘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항공권 구매 가능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편도 가격이 158달러인데 반해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라스베가스까지의 항공권 가격은 128달러다. 그런데 만약 『뉴욕 -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가스』 항공권을 구입해서 『뉴욕 - 로스앤젤레스』까지만 여행했다고 하면 어떨까? 『뉴욕 - 로스앤젤레스』 직항편을 이용할 때의 158달러가 아닌 128달러만 지불하고도 로스앤젤레스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목적지인 라스베가스까지는 실제 가던 말던 상관없다.

물론 이런 항공 여정을 왕복으로 끊었다면 라스베가스까지 무조건 이용해야 하지만 (다시 돌아올 때 항공권을 순서대로 빼먹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 로스앤젤레스를 목적지로 해서 편도만 필요하다면 라스베가스까지 항공권을 끊고 로스앤젤레스까지만 이동하고 나머지 구간 티켓은 버리는(?) 꼼수를 이용해, 어찌됐든 30달러 정도를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 이런 항공편 여정 형태를 검색하고 최저가를 검색해 주는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22살 미국인(Zaman)이 이런 검색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얼마 전 유나이티드항공과 오비츠(Orbitz, 항공권 판매사)에게 소송을 당했다. 소위 말하는 '숨겨진 도시(Hidden City)' 를 첨가해 항공권 가격을 검색해 주는 것이 영업방해라는 이유에서다. 위와 같은 『뉴욕 - 로스앤젤레스』 여정을 검색하면, 『뉴욕 -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가스』여정까지 동시에 결과를 보여주고, 가격을 비교해 주기 때문에 항공사로서는 항공권을 구입하고도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가스』 구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탑승하지 않는 승객들이 늘어나고, 이는 영업방해 행위라는 입장이다.

이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 지 알 수 없으나, 미묘한 구멍을 노려 꼼수로 최저가를 이용하게 했다는 점에서 다소 정당치 못한 방법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지만, 어차피 존재했던, 그래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방법이었다는 점에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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