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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시장, LCC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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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측면에서 강점 있는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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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비용항공시장 역시 장거리로 확대되는 추세로 이에 대한 대응 불가피
아시아나항공이 출범 30년을 맞아 새로운 길을 찾는다.
최근 10여 년간 전 세계 항공업계의 최고 화두는 저비용항공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저비용항공시장이 아시아로 급속히 확대되었다. 저비용항공이 더 이상 마이너가 아닌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국적 유일의 민간 항공사로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이후 신선한 서비스와 노선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설립 즈음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는 아시아나항공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새로운 항공수요가 나타나면서 시장 환경이 매우 우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는 아시아나항공으로 하여금 중국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게 했다. 때마침 대한항공이 괌, 상하이 등에서 연속 항공사고를 일으키면서 움직임이 주춤한 사이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중국 노선을 운영하게 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1)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저비용항공의 바람은 아시아나항공에게는 매우 매서웠다. 불과 10년 만에 국내선의 절반 이상을 LCC가 차지하고, 전체 국제선 이용객의 20% 내외를 수송할 만큼 LCC의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이렇게 되면서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곳이 아시아나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미 단거리 못지않게 비교적 다양한 장거리 노선을 통해 LCC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단거리 노선에서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아시아나항공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은 수준을 자랑했지만 가격 경쟁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계열 LCC 에어부산을 설립해 저비용항공시장에 대응했지만 저비용항공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마켓셰어는 줄었으며 영업이익률은 극히 저조2) 했다. 단거리 적자 노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서울을 설립했지만 이미 10년간 성장하며 자리를 잡은 다른 LCC들의 영향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자본잠식에 이르는 등 어려움이 커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몇 년 간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조직을 통폐합하고 퍼스트클래스·음료/기내식 등 서비스를 축소 내지 폐지했다. 적자 노선을 과감히 없애고 일부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는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항공 이용객 급증이라는 우호적인 시장환경 덕분에 2016년부터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부채율은 여전히 높다. 더군다나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 항공기 운용리스 비율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율은 더욱 높아진다.
결국 단거리 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것이 더 이상 무리라고 판단한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기존 유럽 장거리 노선에 올해 베네치아(5월), 바르셀로나(8월) 등 새로운 장거리 노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30개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현재 12개에 불과해 열세를 면치 못하는 장거리 노선을 2022년까지 19개까지 확대해 전체 좌석 공급량의 60%선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저비용항공시장은 단거리에서 점차 중장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항공기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소형급 항공기로도 8시간 내외를 비행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아예 B777 등 장거리 항공기를 운용하며 장거리 노선을 노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시장 역시 치열해지면서 LCC들도 장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장거리 노선이라고 해서 더 이상 FSC 만의 먹거리는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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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이 수행되는 향후 5년 동안 저비용항공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기껏 경쟁을 피해 다른 시장으로 옮겼더니 또다시 저비용항공사들과 마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이 밝히지 않은 또 다른 고민이지 않을까.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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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항공사고 책임을 물어 신규 노선 취항에 제한을 받아 중국의 신규 노선 대부분이 아시아나항공에 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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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영업이익률은 대한항공에 비해 평균 절반 수준이다.
사실상 평범한 FSC 모델로는 더이상 치열한 마켓에서 살아남을 힘이 없어보이지 않나요?? 대한항공은 미주 노선에 조인트벤쳐 체결했으니깐. 아시아나는 유럽 항공사들과 조인드벤처 체결해서 가격 낮춰서 한국으로 승객 모은다음 환승으로 돈버는게 가장 최우선일것 같다는 개인 생각이네요...
그리고 워낙 항공사들 기내서비스들이 비슷해져서... 이젠 옛날 만큼 한국항공사들이 우린 다른곳보단 프리미엄이고 승무원도 이쁘잖아 라는 식으로 포장해서 다른 항공사보다 비싸게 티켓팔려고 하고 이런거 안먹히죠...
맞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종래의 FSC 모델로는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FSC들도 죄다 LCC 방식의 저가 클래스를 내놓기도 하고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그런 미래를 읽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기름값, 인건비 등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항공요금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는 저렴하게 제공하지만 그럴 필요 없는 계층, 타겟에게는 적절하게 비싼 요금을 매겨도 무방하리라고 생각하고.. 사실 이것이 LCC 모델이기는 합니다만.. 어차피 무작정 싼 요금만으로는 수지를 맞출 수는 없으니까요.. 유료도 확대하고, 실수(취소)하는 소비자에게는 과감(?)하게 수수료를 매기는 ^^;;
정말 맞는 말씀이십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또하나의 항공사 였고. 대한항공과는 또다른 문화라 또 아시아나만 이용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위에서 말씀하셨듯이 19년 부턴 새 회계기준도입으로 그동안 숨겨왔던 부채비율이 더 높아질수도 있고. 금호 그룹 자체가 재정이 너무 불안해서 진짜 도산하는건 아닐까 조금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