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공항, 2014년 이용객 14만 명에서 폭증, 올해 400만 명 넘길 전망
- 민간 항공기 이착륙 슬롯 부족에 행복한 비명
- 군 공항 특성상 군용 목적 우선, 민간 항공편은 시간당 6편 배분
- 공항-군당국 협정 체결 등을 통해 슬롯 확대하고 명문화 주장 커져
대구공항이 일발 역전에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힘입어 대구공항 신규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있지만 슬롯(Slot) 배정이 어려워 취항을 포기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필리핀항공은 대구-마닐라 노선을 주 2회 운항 계획을 세우고 신규 취항 신청을 냈지만 슬롯을 배정받지 못해 운항을 포기했다. 필리핀항공이 원했던 시간대의 슬롯 부족 때문이었다.
현재 대구공항은 다른 대부분 공항과 마찬가지로 군(軍) 관할 공항으로 민간 항공편이 빌어(?) 사용하는 입장이다. 군 훈련 시간대, 군용기 이착륙 등을 고려해 민간 항공사에게 이착륙 시간대를 배정한다. 이 때문에 활주로 2본을 갖추고 시간당 30편 정도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도 선호 시간대(오전/오후 8-9시)에는 추가 민간 항공기 운항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대구공항으로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2013년 연간 대구공항 이용객이 14만 명에 불과했다. 국제선은 물론이고 국내선 항공편조차 하루 몇 편 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지방 확장 전략 일환으로 티웨이항공이 대구공항 국제선을 띄우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2014년 20만 명, 2016년 68만 명으로 늘어나더니 작년에는 무려 149만 명으로 이용객이 폭증했다.
항공칼럼 한국판 '사우스웨스트 효과', 티웨이항공과 대구공항 활성화(2018/3/10)
항공소식 대구공항 활성화, 저비용항공이 담당한다(2014/3/30)
이렇게 되면서 올해 이용객 4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공항의 수용능력에 대한 재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시간당 30편 이착륙 가능한 용량을 갖추고도 민간 항공사에게는 단 6편 정도만 배정하는 통에 공항 활성화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신 대구공항 이전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군(軍)이 관할하고 있는 김해공항과 같이 주중·주말 민간 항공편 배분 슬롯을 명확히 하고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김해공항은 주중 17편, 주말 24편으로 명확히 하고 그 범위에서 항공사들의 슬롯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대구공항은 민간 항공사들이 슬롯 배분을 요청하면 매 건별로 심의하고 허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계획적이지 못하고, 현재 배분 편수도 6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군 공항 활용 특성상 국가 안보 목적이 최우선 되어야 하지만 별다른 고민이나 검토 없이 과거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은 현재 대구공항 민간 항공편 배분 슬롯을 현재 6편에서 공항-군당국 협정 체결을 통해 확대·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