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 파워가 어느 정도인 지, 언듯 예상하기 쉽지 않다.
특히 B747 처럼 거대한 항공기에 달려있는 엔진은 그 수가 4개씩이나 되기 때문에 그 힘은 더욱 엄청나게 커진다.
인터넷에 떠 도는 사진 중에 너무나 유명한 사진 하나가 있다. 아마 이 사진을 한번 쯤은 보셨으리라.
항공기의 제트 터빈 엔진은 기본적으로 바깥 공기를 빠르게 빨아들여 엔진 안에서 공기를 압축, 폭발(?)시켜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단 엔진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엔진 앞쪽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여야 한다. 자칫 엔진이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이물질 등이 흡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어코 이런 주의사항을 무시해 사고 하나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제 미국 LA 공항에서 항공기 하나가 출발을 위해 시동을 걸자마자 항공기 주변에 있던 수하물 컨테이너 하나가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 것이다.
LA를 출발, 일본 동경 나리타 공항으로 비행할 예정이었던 일본항공 JAL61편이 그 주인공인데, 출발을 위해 푸시백(Push-back, 터미널에서 유도로까지 밀어내는 과정)한 후, 엔진에 시동을 걸었는데 앞쪽 어디엔가에 있던 수하물 컨테이너 하나가 엔진이 빨아들이는 공기에 휩쓸려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던 것이다.
엔진이 아주 확실하게 컨테이너를 먹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어 버렸다.
결국 이 일본항공 항공기는 엔진 교체가 필요해, 비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으며, 승객과 승무원은 다른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야만 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기본적으로 항공기가 엔진 힘으로 움직이는 활주로나 유도로 주변에는 항공기 이외에 다른 물체가 있어서는 안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엔진 힘에 의해 움직이거나 날아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 동영상을 보자.
이 장면은 실제 항공기 엔진 후폭풍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험한 장면이다. 작지 않은 트럭 한대가 항공기 뒤쪽으로 주행하며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 트럭은 항공기 뒤쪽을 채 지나치지 못하고 엔진 힘에 의해 날아가 풍비박살 나 버린다.
물론 엔진 앞쪽에서 발생하는 힘은 뒤쪽으로 발생하는 것보다 다소 약하긴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엔진은 대량의 공기를 빠르게 빨아들이기 때문에 늘 주의해야 하고, 규정상으로도 이물체들을 방치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잘 지켜지지 않았었나 보다.
또 한가지 추측 가능한 문제점은 LA나 뉴욕공항은 지어진지 오래된 만큼이나 시설이 노후한 것이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활주로나 유도로는 그 폭이 최근 지어진 공항들에 비해 좁기 때문에 대형 항공기의 경우는 늘 주의해야 한다고 조종사들이 흔히 얘기한다.
유도로가 대형 항공기 너비보다 좁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항공기 날개와 엔진 일부가 유도로 폭을 벗어나 버리게 되면 엔진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힘 때문에 이물질이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을 상하게 한다거나 엔진 후폭풍으로 물건들이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일본항공 사고 동영상을 보면 엔진 위치가 유도로 바깥으로 일부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확인 결과 수하물 컨테이너를 운반하던 차량으로부터 이 컨테이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출발을 위해 움직이려던 항공기 앞으로 왜 이 차량이 지나다녔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른 차량도 아니고 수하물 컨테이너를 운반하던 차량이 말이다.
어쨌거나 FAA에서 확실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이 천만 다행이라 하겠다.
점보 아저씨! 별 맛도 없는 빈 깡통(컨테이너)은 먹지 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