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으로 비행 중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온 브뤼셀항공
• 이유는 미국 운항 가능하도록 등록된 항공기가 아니었기 때문

지난 토요일, 미국으로 향하던 승객들은 황당한 일을 당했다.

브뤼셀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순조롭게 비행하던 브뤼셀항공 기내에서는 믿기 힘든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다시 브뤼셀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4시간 가량 지나 절반 넘게 비행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항공기는 다시 브뤼셀로 되돌아와 무사히 착륙했다. 브뤼셀 공항을 출발한 지 9시간 만에 다시 브뤼셀 공항으로 되돌아 온 것이었다. 되돌아 온 원인은 어처구니 없었다. 항공기 고장도, 위급한 환자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이유는 서류작업 미비 때문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최초 SN515편 항공기는 A330-200(등록번호 OO-SFZ) 기종이었으나 출발 3시간 전에 기종이 A330-300(등록번호 OO-SFL)으로 대체되었다. 이로 인해서인지 출발시각도 예정된 시각에서 2시간 가량 지연되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만 해도 흔히 있을 수 있는 항공기 교체, 지연 정도의 문제였다.

문제는 비행 중에 발생했다. 해당 항공편 항공기는 미국으로 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 항공당국에 해당 항공기는 운항 가능한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원래 예정되었던 항공기(OO-SFZ)와는 달리 변경 항공기(OO-SFL)는 미국으로 운항할 수 없는 항공기였던 것이다. 변경 항공기는 계열사인 유로윙스에서 넘겨받은 것으로 아직 항공기 도장(페인팅)조차 변경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미국 항공당국에도 (운항 가능한 기종으로)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대로 비행해 워싱턴에 착륙하게 될 경우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것도 부담이었지만 규정 위반으로 인한 제재 등의 이후 악영향을 감수하는 것보다 항공기를 출발지로 되돌리는 것이 낫다고 브뤼셀항공은 판단했던 것이다. 항공사는 '운영상·인적 실수'라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이로인해 브뤼셀항공은 지연에 대한 승객 보상, 숙박을 비롯해 연료 등 운항 관련해 최대 80만 유로(약 1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