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 중동 항공사 취항편 급증에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 우려
- 불공정한 보조금 등에 업은 중동 항공사와 근본적 경쟁력 차이
- 최근 우리나라에도 인천 운항편 증설을 요구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 필요
나이지리아 항공업계가 중동 항공사들의 공격적 증편에 반대 의견을 내며 우려를 표명했다.
얼마 전 나이지리아-아랍에미레이트(UAE) 노선에 대해 에미레이트항공에게 대폭 운항편 증설을 허용한 결정을 두고 나이지리아 항공사 협의회(AON, Airline Operators of Nigeria)가 강하게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이들은 중동 항공사의 공격적 확장이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을 해칠 우려가 크며 결국 나이지리아 항공산업은 물론 일자리 등 경제에도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고스-UAE 노선에서 나이지리아 항공사는 주3회(월12회) 운항하기 시작한 것과는 달리 에미레이트, 에티하드 등 UAE 항공사들은 매일 5회(월150회) 운항하며 규모상 나이지리아 항공사가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나이지리아 항공업계는 나이지리아의 일자리 손실을 불러오는 경제 약탈이라는 거친 표현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아부자(Abuja)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탑승률은 겨우 50%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편 증편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이를 허용함으로써 자국 항공산업 궤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항공사들은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항공 운임 생태계를 해친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다. 불공정한 보조금 내역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투명한 재무상황 공개를 유도하고 있으며 미국 취항편수를 감축시키는 등 견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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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낯선 풍경이 아니다. 최근 중동 항공사들의 인천 취항편 증설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운항편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면 중동 경유 유럽행 항공운임이 하락하면서 당장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겠지만, 국적 항공사들의 유럽 직항편 경쟁력 저하로 인해 운항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다시 운임은 상승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인도 등 적지 않은 지역에서 중동 항공사가 취항하면서 운임이 하락하자 기존 항공사들이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노선에서 철수했고 다시 운임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 중동 항공사가 터무니없는 가격의 항공권 제공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불공정한 정부 보조금 때문이라는 주장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