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에 최후통첩 '800억 이상 선결해라'
-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서 해결 능력 없는 이스타항공, 파산 눈 앞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어제(1일) 이스타항공에 발송한 답변서를 통해 800억 원 이상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10일 이내 해결하지 않으면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매매계약은 최종 매각·인수를 마무리 짓는 절차로 이것이 시행되지 않으면 인수합병은 실패로 끝난다.
제주항공이 요청한 선결 조건은 ①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 타이 이스타제트 임차 항공기에 대한 채무(3100만 달러, 약 370억 원) 지급 보증 해소 ② 이스타항공 직원에 대한 체불 임금 240억 원 ③ 조업료, 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해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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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이대로 파산?
제주항공의 요구 조건을 해결하려면 최소 800억 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이스타항공으로서는 해결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금은 바닥이 나 완전자본잠식(1분기 기준 -1042억 원) 상태로 직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운용할 현금은 물론 심각한 부채 상태로 자금을 유치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스타항공은 타이 이스타제트 임차 항공기 건은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임금 체불과 미지급금 해결은 당장 손에 현금이 필요하다.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 일가가 지분을 회사 측에 헌납한다고 했지만 이 돈은 매각이 이뤄져야 손에 쥘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할 수도 없다.
이런 서신 내용이 알려지자 이스타항공 노사는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노조는 투쟁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상황의 심각성, 긴박함에 대신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답변서 관련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고 있지 않다. 만약 알려진 것이 사실이라면 제주항공은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이미 지불한 22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포기하는 편이 이스타항공 인수 후 제주항공까지 부실, 위험에 빠지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고 봐야 한다.
제주항공이 그동안 최종 인수를 망설여 왔던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태가 쉽게 종식될 경우 인수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방안과 코로나19 사태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 현재와 같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며 저울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