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지 공시
- 이스타항공 매각 결국 무산되며 1600여 종사자 실직 사태 불가피
- 코로나19 사태와 임금 체불, 셧다운 등 책임 공방으로 소송전으로 이어질 듯
- 멈춘 아시아나항공 매각에도 영향 줄 수 있어
결국 이스타항공 매각이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오늘(23일) '이스타항공이 중요한 위반사항을 고치지 않았고, 거래종결 기한이 지나 이스타항공과의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인수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실사를 거쳐 올해 3월 기본 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업계 전체가 패닉에 빠졌고 그 와중에 이스타항공은 완전 셧다운을 선택했다. 몇 개월 지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면서 이스타항공은 직원 임금체불과 함께 재무구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부실은 더욱 커져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게 임금체불, 제반시설이용료 미지급금 해결, 타이 이스타제트 임차 보증 등 800억 원 넘는 선결 조건을 제시하면서 양사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투쟁 대상을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 일가에서 제주항공으로 변경하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제주항공은 내건 선결 시한(15일)을 이스타항공이 해결하지 못하자 계약 해지 조건이 충족됐다며 계약 파기 의지를 밝혔지만 국토부, 고용노동부 등의 중재(?) 등을 고려해 즉시 계약 해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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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 결국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계약 해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
계약 해지에 따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파기에 따른 책임공방은 소송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모두 계약 무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의 미래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미 부실 덩어리 상태여서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또한 이상직 현직 여당 국회의원이 관계되어 있는 항공사여서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이유도 더해진다.
이스타항공은 현실적으로 파산·청산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1600여 이스타항공 종사자의 실직 사태가 불가피한 가운데 관련 회사 등을 포함하면 그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기로 했지만 최종 인수를 확정하지 않고 지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