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석 달 간의 재실사 요구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악화된 아시아나 실태 재확인과 최종 인수 여부 결정 위한 시간 벌기 시각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했다.
지난달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정몽규 HDC 회장과 면담을 가지면서 인수절차 진행을 촉구한지 한 달 만의 회답은 '재실사'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의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거래 종료시한(6월 26일)을 넘기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HDC가 '재실사'라는 요구사항을 금호산업에 전달한 것이다.
그러던 가운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던 제주항공이 지난주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인수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항공사 매각, 인수합병을 통해 재편이 예상되던 항공업계는 파산, 청산, 실직 대란 등의 불안감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증폭된 불안한 눈길은 금번 항공사 인수합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건으로 돌아갔다.
HDC 측은 24일,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아시아나항공 지주사인 금호산업에 알렸다. 계약 당시 제시한 상황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현재의 실제 상황 차이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부채가 급증했고 당기순손실 급증, HDC 측 동의 없는 추가 차입, 부실 자회사에 대한 지원 등을 재실사가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의심을 보이고 있고, 계약 이후 4조 5천억 원 부채 증가(2019년 말 부채비율 1386% → 현재 6281%), 인수자 동의없이 1조 7천억 원 차입,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에어부산 라임펀드 투자로 170억 손실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실사 요구는 매각 조건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사를 통해 최악의 경우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금호산업과 채권단 측의 인수 신속처리 요구에 대한 시간 벌기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