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ARJ21 항공기, 세계 최고 높은 공항에서 시험비행
- 자국산 항공기 성능 과시, 미국·유럽 등에서 형식증명 획득 노려
중국산 첫 민간 상용 제트 여객기 ARJ21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테스트 비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항공기 제조사 코맥(COMAC)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항인 중국 쓰촨성 다오청 야딩공항에서 ARJ21 항공기 이착륙 시험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다오청 야딩공항(Daocheng Yading)은 해발고도 4411미터 지역에 위치한 공항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백두산 높이가 2744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1700미터나 더 높은 곳에 위치한 공항이다.
ARJ21
항공기는 고도에 민감하다. 높은 해발고도에 위치한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 공기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훨씬 더 긴 빠른 이륙속도가 필요하고 활주로도 그만큼 더 길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다. 높은 고도 환경은 지형에 따라 공기 흐름 등 날씨 변화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그래서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에는 그 만큼의 안정성과 운영 지원 능력이 요구된다.
중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은 지역에 공항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항공기 개발 시 자국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 고고도에 위치한 고원지대 공항에 B737 등 항공기가 운항 가능하다. 중국이 이에 못지 않은 성능의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했을 것은 당연하다.
업계에선 이번 최고도 공항 시험 비행을 추진한 것은 자국 항공기 성능을 과시하고자 했던 목적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자국산 항공기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항공기 시장을 지배하는 국가로부터 항공기 안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RJ21 항공기는 지난 2008년 첫 비행에 성공, 2015년 쳉두항공에서 상용비행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직 형식증명(TC)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ARJ21 항공기를 구매한 곳은 모두 중국 항공사나 리스사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등에서 ARJ21 항공기 운용이 시작됐다.
중국 COMAC사는 현재 2017년 테스트 비행에 성공한 180~190석 규모 C919 항공기와 280석 내외 규모 C929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