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뻬이징 올림픽에서 마라톤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가는 케냐였다.
비단 뻬이징 올림픽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근 열리는 거의 모든 마라톤 경기에서 케냐 선수들의 독주는 눈에 두드러진다.
같은 흑인이면서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흑인들보다 유난히 케냐 선수들의 기록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마라톤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과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의 우승을 통해 한 몫 잡겠다는 분위기 등이 좋은 성적을 가져다 주는 비결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런 이유 외에도 아프리카에는 해발 2천미터 이상되는 지역이 많다는 점을 또 다른 이유로 주장하기도 한다.
고지대는 산소 밀도가 희박해, 이런 곳에서 장기간 훈련할 경우 심장이 튼튼하고 지구력이 강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에 그만큼 고지대에서의 운동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단거리 경기의 경우에는 고지대에서 저지대보다 훨씬 나은 기록을 보여준다고 한다. 산소 밀도가 희박한 만큼 저항이 약해 단거리 달리기나 멀리뛰기 등에서는 저지대에서보다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항공기가 운항함에 있어 고지대에 있는 공항이 좋을까, 저지대에 있는 경우가 좋을까?
아니 그 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항이 어딘지 알아보자.
세계에서 제일 높은 지대에 있는 공항은 히말라야의 티벳에 있다. 동 티벳에 있는 방다(Qamdo Bangda, BPX, ZUBD) 공항이다. 1994년 10월 22일에 오픈한 이 공항은 해발 14,219 피트(4,334 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산 높이가 2,740 미터인 점을 고려할 때, 1.5배가 넘는 고지대에 공항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만큼 보잉 747 같은 대형 기종은 운항하지 않고 소형 기종만 운항 가능하다고 한다.
이 방다 공항 다음으로 고지대에 있는 공항 역시, 티벳에 있는 공항으로 해발 14,040 피트 (4,280 미터) 에 위치한 캉딩(Kangding) 공항이다.
이번 달부터 오픈할 예정인 이 캉딩공항에 중국동방항공(China Eastern Airlines)이 쿤밍-캉딩을 운항할 예정이다. 원래 캉딩공항은 금년 5월 오픈 예정이었으나 10월까지 지연된 것이다. 그 이유는 역시 중국답게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올 초부터 티벳과 그 주변 지역에서 벌어진 독립시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자, 또 한가지, 그럼 세계에서 가장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은 어딜까?
위에서 주저리 떠든 얘기를 짐작컨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도 역시 방다 공항일 것 같은데...
맞다. 가장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은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방다(Qamdo Bangda) 공항이다.
최고지대에 위치한 방다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자그마치 5,500 미터나 된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가 이륙하는데 필요한 길이는 보통 3,000 미터 정도이고, 인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3,750 미터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이라 하겠다.
이유가 뭘까?
고지대에 있는 공항의 활주로가 긴 이유는 항공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 무관치 않다.
항공기는 항공기의 유선형 날개와 동체를 통해 양력을 발생시킴으로써 공중으로 상승하게 된다. 비행기는 공기(바람)를 이용한 양력을 통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만큼, 공기의 양과 밀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처럼 고지대는 공기의 밀도가 희박해, 저지대에서보다 운동하기 힘들다. 그래서 장거리 운동의 경우에는 저지대보다 기록이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항공기도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많은 양력이 필요하지만, 고지대에서는 공기 밀도가 희박해 저지대에서의 항공기 속도 정도로는 충분한 양력을 발생시키기 힘들다.
그래서 고지대에서 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려면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길이가 훨씬 긴 활주로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공항의 고도가 항공기 이륙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는 하지만 이것이 항공기 안전상의 문제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위에 언급한대로 고지대 공항의 경우는 그만큼 활주로가 길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상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항공기 운영상 공항이 고지대에 있는 것보다는 저지대에 있는 것이 여러모로 비용 면에서나 유리한 점이 많은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최근 신규 공항들이 죄다 바다를 메워 만들어지는 걸까? ^^;;
(공항 건설 부지가 마땅치 않은 점과, 이용객 접근성이 좋은 이유가 근본 이유겠지만, 이런 항공기 운항 상 기술적 내용도 무관치는 않을 듯..)
(2008/10/28)
2013년 9월 16일 개항한 중국 티벳의 다오청 야딩(Daocheng Yading)공항이 해발 4,411미터에 건설되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항이 되었다. ☞ 오늘의 항공역사 (9월 16일)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은 여전히 방다공항이다.
(2013/09/16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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