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산한 알리탈리아 승무원, 로마 시내에서 속옷 차림 시위 벌여
- 알리탈리아 청산, 신규 항공사 ITA 출범은 이탈리아 정부 꼼수라는 비판
수요일(20일), 전직 알리탈리아 객실 승무원 50여명이 로마 시내에서 옷을 벗었다.
추운 날씨에 외투를 입고 로마 시청 앞에 모인 그들이 외투를 벗자 알리탈리아 승무원 유니폼이 드러났고 곧 이어 그들은 그 유니폼마저 벗어 속옷 차림이 됐다.
이들은 몇 분 동안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켰고 잠시 후 "우리는 알리탈리아입니다"라고 외쳤다. 이 시위를 주도한 객실 승무원들은 알리탈리아 종사자들에 대한 굴욕적인 조치에 대한 항의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항공기 운항을 종료한 알리탈리아는 75년 역사 끝에 사라져 버렸다. 2017년 파산 상태에 빠졌던 알리탈리아를 국영화하면서까지 매각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이탈리아 정부는 알리탈리아를 청산하고 새로운 항공사 ITA를 출범시켰다.
그 과정에서 항공기, 슬롯 등 시설 및 자산 상당부분은 알리탈리아에서 ITA로 이전됐지만 11,000여명의 알리탈리아 직원 가운데 ITA로 이전은 약 20%인 2,800여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과거 경력을 온전하게 인정한 것이 아닌 신규 고용 방식이었다. ITA로 이전된 직원들은 알리탈리아 시절 경력 등을 인정받지 못해 이전에 비해 훨씬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
ITA 최고경영자는 이들의 시위에 대해 "국가적 창피"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이탈리아 정부의 ITA 신규 출범을 꼼수라고 꼬집는다. 새로운 인수 거래를 확보하기 위해 알리탈리아의 부담스러운 부분, 즉 인력 등의 구조조정 효과를 얻기 위해 새로운 항공사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 알리탈리아 매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인수 희망자가 있었지만 모두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알리탈리아 내부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매각은 모두 무산되어 버렸기에 가능한 분석이다.
항공칼럼 신생 ITA·알리탈리아는 별개 회사? 왜곡된 정부 원조라는 비판도(202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