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질칼 경영권 분쟁 벌여 온 KCGI, 지분 매각하며 퇴장
- 한진칼 지분 13.97%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선 호반건설, 단순 투자라고 밝혀
- 조원태 회장 우호세력일지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일 지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일단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보유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했다. 호반건설은 오늘(28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주식 940만 주(13.97%)를 5640억 원에 취득했다고 알렸다.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비율은 17.43%로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로써 KCGI는 공식적으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 20.93% △KCGI 17.41% △반도건설(대호개발 외) 17.02% △델타항공 13.21% △한국산업은행 10.58%이었지만 이번 매각으로 지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KCGI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3자 연대를 맺고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으나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 등 조원태 회장의 우호 세력이 가세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3자 연대가 무너졌고, 급기야 이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KCGI 측 제안 안건이 단 한 건도 통과되지 못하면서 더이상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강성부 KCGI 대표도 이미 한진칼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힌 바 있었으며 이번에 항공업에 관심을 보여왔던 호반건설에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2013년에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가하며 항공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전례를 비추어볼 때 단순 투자 이상의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우호세력이 돼 경영권 유지에 힘을 더해줄 지 아니면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될 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3자 연대가 와해된 상황에서 비슷한 지분을 보유한 동종업계 반도건설 측과 연대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