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합병 성사 위해 파리 노선권도 다른 항공사에 이양 검토
- 국내에선 에어프레미아 외에는 다른 선택 없어
- 적지 않은 노선권 포기는 당초 합병의 취지 무색하게 만들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앞두고 대한항공이 인천-파리 노선권 일부를 에어프레미아에 양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 결과를 앞두고 시장 경쟁제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다음 달 17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인천-파리 노선 취항과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유럽 노선 가운데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노선 등에서 경쟁제한이 우려된다는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이 제한되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파리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프랑스가 취항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 합병되면 사실상 인천-파리 노선은 모두 스카이팀(항공동맹체) 소속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독점적 형태가 된다.
공정위 뿐 아니라 유럽연합 경쟁당국 역시 런던 노선에서처럼 대체 항공사가 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경쟁당국은 대한항공의 버진 애틀랜틱 런던-인천 취항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기업결합 승인을 확정하고 발표만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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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측은 대한항공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한항공 역시 다양한 항공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통합될 경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장거리 노선 취항 가능한 항공사다. 다만 단시간에 충분한 기재 보유 및 운영 능력을 구축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나온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가장 큰 잇점으로 두었던 것을 감안하면, 경쟁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노선권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당초 추구했던 합병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