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4일) 사이판을 출발해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었던 제주항공(7C) 3401편이 인천공항 도착 즈음에 짙은 안개로 착륙하지 못하고 대체 공항인 청주공항으로 회항했다.
더군다나 이 항공편은 사이판에서 출발이 6시간 정도 지연된 상태였으며, 청주공항으로 회항하고도 승객들은 기내에 4시간 가량 가둬(?)두는 바람에 승객들은 오도가도 못한 상태에서 거의 14시간 정도를 공항에서 혹은 기내에서 대기할 수 밖에 없었다.
청주공항 도착 후에도 바로 인천공항으로 간다 못간다, 차량으로 이동한다 못한다 등 안내에 혼선이 벌어지고 기내에서 대기하는 동안에도 적절한 식음료를 제공받지 못하자 승객들은 큰 불만을 쏟아냈고, 결국 청주공항 도착한 지 4시간 가량 지난 오전 7시를 넘어서야 제주항공측이 마련한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은 항공기에 남아 하기하지 않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몇 가지 요인과 환경들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 인천공항 안개
항공기가 착륙하려면 어느 정도 시정이 확보되어야 한다. 계기 착륙을 통해 그 제한치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항공사의 B737, A320 같은 소형급 제트여객기는 CAT-II 등급을 획득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볼 수 있는 가시거리가 300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참고로 대한항공, 진에어가 운용하는 B737 항공기는 CAT-III 등급으로 가시거리 175미터 이상만 되면 착륙할 수 있다) 거기에다 새벽에 끼는 안개는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시 제주항공편이 인천공항 다다른 시점의 가시거리가 이 제한치를 하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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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인천공항 접근 시점에 다른 공항으로 회항했던 항공편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다면 제주항공의 조종사 운항등급이 문제가 됐을 수도 있다. 당시 조종사가 소지한 운항 등급이 CAT-II 도 아닌 CAT-I 이었다면 설사 항공기가 CAT-II 조건이었다 할 지라도 착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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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공항으로의 회항
그러면 왜 가까운 김포공항으로 가지 않고 청주공항으로 갔을까? 기본적으로 김포공항은 야간비행금지 규정이 있어 야간에는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다. 반면 국내에서 야간에도 항공기 이착륙 가능한 공항은 인천공항을 제외하면 청주공항이 가장 가깝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청주공항으로 회항했던 것이다.
■ 기내에서 대기시킨 이유는?
애초에 제주항공은 청주공항 도착했다가, 인천공항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인천공항으로 출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승무원을 교체하려고 했던 것인데 문제는 (대체 조종사가 늦게 도착한 것인지 기사대로 서류가 미흡해서였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대체 조종사를 투입하지 못했다.
항공사 측 입장을 보면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한다. 갑작스런 청주공항 회항했기 때문에 조종사를 수배해 청주로 급파하는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게 사실이다. (경험상 새벽녘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집에서 자던 조종사 깨우고 준비시켜, 청주에 도착하는 데까지 적어도 4-5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도착 후에도 조종사의 복장, 서류 문제 등으로 결국 조종석에 앉지 못했다는 점은 항공사의 미숙함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 일부 승무원은 항공기 청주공항 도착하자 마자 하기했다?
제주항공이 사이판을 출발하기 전 이미 6시간 가량 지연되었다. 항공기 조종사는 항공기 안전을 위해 비행근무시간(사전 브리핑시간부터 도착 후 사후 브리핑 시간까지 포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종사 2명일 때는 13시간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사이판에서 6시간 지연출발, 인천공항까지 비행, 홀딩 후 청주공항으로 회항하기까지 이미 비행근무시간(13시간 + 정비 등의 사유로 2시간 추가)이 거의 채워졌을 것이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청주공항 도착하자 마자 하기할 수 밖에 없고, 다른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아야 했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제주항공 내부의 상황(?) 때문인지 미처 준비가 안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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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제주항공 3401편 (HL8295)
■ 그럼 청주공항 도착하자 마자 승객들을 하기시키지 않은 이유는?
대체 조종사가 준비되지 못할 것 같으면 승객이라도 항공기에서 하기하도록 해야 하지 않았을까? 맞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청주공항도 기본적으로는 주간에만 여객편이 뜨고 내린다. 국제선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CIQ다. 세관(Custom), 출입국심사(Immigration), 검역(Quarantine) 기능이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주간, 즉 낮에만 운영된다.
야간, 특히 새벽에는 이런 CIQ 기능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 시에는 관계기관과의 협조 하에 긴급 상황에서 임시 운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제주항공은 단순히 '야간시간대라 입국심사가 불가능했다'고 하고, 공항 당국에서는 '비상상황에서 긴급 운용 가능하지만 제주항공 측에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어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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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언론을 통해 한국공항공사 측의 '항공사의 요청이 없었다'는 발언과 인터뷰는 거짓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5시 이전에 청주공항 각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는 6시 30분 경부터 입국수속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6시 40분부터 승객 하기가 시작됐다는 것)
■ 왜 아침이 되어서야 버스로 인천공항 이동할 수 있었나?
아마도 청주공항으로 회항했을 때 제주항공은 승객을 버스를 이용해 인천공항 이동시키는 방안도 검토했을 것이다. 하지만 야간이었기에 그 시간에 전세 버스를 대절하기란 거의 불가능했을 듯 싶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체 조종사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재운항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인데, 그마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기내에서 대기하는 동안 음식, 사먹어라?
제주항공은 기본적으로 저비용항공이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중에는 그나마 저비용항공 답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기본 서비스 외에 나머지 대부분을 유료로 제공한다는 뜻이다. 기내식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기본적으로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으며, 대부분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승객들의 불만도 여기 있었다. 기내에서 대기하는 동안 물만 주고 음식을 사먹으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어쩔 수 없는 여건이었을 것이다. 170명 가량 탑승한 항공기에 탑재한 유료 기내식 중 상당부분은 이미 비행 중에 판매했을 것이다. 그럼 나머지 얼마 안되는 양만 남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기내 대기하는 동안 승객 전체를 대상으로 제공할 만한 음식이 없었을 것이 자명하다. 일부에게만 음식을 제공한다면 더 큰 불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제공하지 않기로 했을 지 모른다. (어디까지나 추측)
아쉬운 점 한가지는 항공편이 지연될 때마다 나타나는 승객들의 항의, 불법 점거와 같은 모습들이다. 아주 극소수 승객이 남아서 농성했다고 하는데, 물론 안타깝고 분하겠지만 항공기를 점거하고 농성하는 것은 엄연한 실정법 위반이다. 아마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불만은 불만이고 그에 대한 보상은 적절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좋다.
(최근 중국이 끝판왕으로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 여러나라 중에 항공기를 점거하고 농성하는 나라는 대만과 한국 정도 밖에 없었다. 그래서 ICAO, IATA는 대만과 한국 정부에 항공기 점거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것이 두 나라 모두 현재의 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제주항공 또한 대체 조종사 투입을 하려고 했다면 확실하게 서류를 준비하고, 다른 준비에 차질 없도록 평소에 절차를 만들어 놨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조치 계획을 승객들에게 개략적으로나마 안내해야 한다. 그래야 승객들도 그 안내에 맞춰 생각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 따라 자칫 말을 바꾼다는 오해를 살 염려가 있어 쉽게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특히나 저비용항공이라고 이름 달리니, 백업 계획 등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기사에 나와있는 내용 밖에는 접할 수 없으니, 최대한 제가 경험하고,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한 것입니다.
노여움 푸시고요.. 이번 일 제주항공이 잘했다고 한 것이 아닌 것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몇시간 동안 아무런 공지도 없이 대기하라, 기다리라 하는데 불안하고 힘들지 않겠습니까?
탑승하고 있던 모든 가족들은 불편감, 불안감, 슬픔을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조건 돈으로 지연비용으로 얼마를 주겠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승객들이 점거하고 농성한 것.. 얼마나 몇분이 그렇게 했다고 합니까?
단지 제주항공에서 자신들이 불리해보이려고 보내는 기사만을 가지고 항공기를 점거하고 농성하는 국민은 대한민국과 대만 사람들 뿐이라는 말로 우리나라를 폄하하지 맙시다.
더불어 제주항공 측은.. 그 긴 시간동안 승객 중 한 분이었던 외국인 승객을 위한 영어 안내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안내를 하지 않았군요.. 흠.. 그런 건 참 문제네요. 방송이 힘들면 승무원이 직접 말로 설명해도 될텐데 말입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을텐데요.. 부디 마음 푸시길 바랍니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내용에 몇가지 오류가 있어서 알려드려요.
기사와 다르게 그날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한 항공기는 여럿 있었고, 그중 한 항공기가 제 지인이 타고있던 홍콩익스프레스(UO614) 항공기입니다. 에어버스 A320기종이었는데 당시 FlightRadar24 앱과 AeroWeather앱을 실시간 조회했던 결과 인천공항 시정거리(Visibility)가 100m로, 1시간 넘게 인천공항 상공에서 선회하다가 말씀하신 제주항공편은 청주공항으로, 제 지인이 탔던 UO614편은 제주공항으로 회항하였습니다. (회항한 항공기 중에는 아시아나항공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만 어디로 갔는진 모르겠습니다.)
제주공항은 커퓨타임이었지만, 비상시에 한해서 착륙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제주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몇대의 항공편이 선회하고 있던 와중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형기 등 몇대는 그냥 내려가서 착륙하더군요....
여하튼 UO614편은 예정 도착시간이었던 02시 25분을 한참 넘긴 새벽 4시쯤 제주공항에 착륙해서, 어떻게 그 사이에 대체조종사를 수급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침 9시가 넘어서야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승객들을 비행기 안에 가둬둔것은 물론이요, 물까지 유료로 판매하는 등 저비용항공사의 원칙을 고수했다더군요. 승객들이 점거농성을 하지 않아서 기사화 되지 않은것인지, 국적기가 아니라서 기사화 되지 않은것인진 모르겠지만 기자라는 사람들이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다른 항공사는 회항하지 않았다.. 는 식으로 제주항공을 난처하게 만드네요 ㅎ
제가 그날 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알고있는데, 올려주신 정보가 약간 달라서 댓글 남겨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죠?
잘 지내시죠?
제주로 회항했던 홍콩 비행기는 아마도 조종사 비행근무시간 범위 안이었을 것 같네요.
사이판 보다는 비행시간이 한 시간 가량 짧으니, 제주 회항했다가 다시 인천으로 갈 수 있었을 것 같구요.
아마 제주항공도 청주에서 기다리다가 인천으로 갔으면 아마 기사화되지 않았을 거예요..
거기서 내리느니 마느니 혼선이 있었고, 결국 지상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더 크게 기사화 되었겠지요..
거기다가 외국 (저비용) 항공사들은 거의 원칙(?)대로 하지요.,., 변명이고 뭐고 없고,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 그런 태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황당해서 아마 그냥 넘어갔을 듯.. 찔러도 뭐가 나올 구석이 있어야 더 찔러보지.. 날씨 때문에 회항했는데 어쩌라고.. 이런 태도면 아예 기가 질려서 말도 못했을 듯 싶어요..
어쨌거나 항공기 회항하면 여러가지로 피곤하고 어려운 일들이 많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