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삐~익 !! 이곳으로 오시면 안됩니다. 통행 금지 구역입니다. "
어라 길이 없네?
혹시 자동차를 몰고 가시다가 이런 경험 없으신지.. 차량 네비게이션 믿고 길 가다가 보니 있다던 다리가 없거나 도로가 공사 중이었다던가 했던 경험 말이다.
세상의 정보는 정확성과 신속성이 중요하다. 과거의 기록은 정확성이 중요하겠지만, 현재 거래되는 정보는 상대적으로 신속성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차량 네비게이션도 마찬가지 아닌가? 개인적으로도 제법 부지런하다고 자부하고 있어 네비게이션 정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편이다. 요즘 하도 도로를 새로 만들고 없애는 곳이 많아 몇 개월만 지나도 과거 네비게이션 데이타와 다른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데이트에 게으르면 네비게이션 지도에는 없는 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논과 밭을 가로질러 주행하기도 한다. ^^;;
비행에 제한 혹은 금지사항을 알려주는 정보를 노탐(NOTAM)이라 한다.
이렇게 자주 변하는 도로 정보를 제때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몰고 가다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자동차는 그나마 양반이다. 비행기는 골치 아프다. 자동차야 가다 길 막히면 돌아 나오거나 네비게이션 목적지 재설정하면 되기나 하지, 비행기는 비상 착륙을 해야 하거나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공항의 항행 시설이 고장나 시정(눈으로 보이는 거리)이 4,800미터가 되어야 착륙할 수 있는데, 이걸 모른채 500미터만 되어도 가능한 걸로 알고 비행했다가, 공항에 이르렀을 때 시정 2,000미터 상황이라면 큰일이다.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업계에는 NOTAM(노탐, NOtice To AirMan)이라는 정보 체계를 이용하고 있다. 이 노탐(NOTAM)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항공 종사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를 말하는 것으로 항공기가 비행하는데 필수적인 정보다.
"인천공항의 2번 활주로는 2010년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야간 공사를 실시합니다. 시각은 24시부터 06시까지 입니다."
"xx 항로 상 xx-1 구역으로는 3시부터 12시까지 비행할 수 없습니다. 사유: 나로호 우주로켓 발사"
"아이슬란드 화산재 때문에 영국 영공 전체가 2010년 7월2일 12시까지 비행 금지되었습니다."
"항행 장비 ---가 작동 불능 상태입니다. 착륙 시정제한치는 4,800미터 입니다."
이런 게 노탐(NOTAM) 정보다. (물론 이런 정보는 고유 포맷으로 공지되며, 위 표현은 알기쉽게 푼 것이다.)
생각해 보자.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십중팔구 아니 거의 100% 항공기 비행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행하다가 중간에 다른 공항으로 회항하거나 해당 공항에 위험을 무릎쓰고 비상착륙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사는 다른 어떤 정보 못지않게 이 노탐(NOTAM)이라는 정보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루 24시간 세계 모든 공항, 국가에서 발행하는 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항공기가 비행하는데 지장을 주는지 판단한다. 하루에도 수백에서 수천 건 발행되는 이 노탐정보를 바탕으로 항공기가 문제없이 비행할 수 있는 지 결정하는 것이다.
날개 달렸다고, 그냥 무작정 하늘을 날 수는 없다. 비행 허가는 물론이거니와 이런 비행에 지장을 주는 제한 혹은 금지사항을 미리 꼼꼼하게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참, 아주 아주 곤란한 일을 겪게 된다. ^^;;
항공기 하나 하늘로 띄우는데 참 많은 정보도 필요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동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