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특히 국제선을 이용하려 한다면 탑승수속 카운터에서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여권과 항공권 보여 주시겠습니까?'
라는 물음일 것이다. 최근에는 이티켓(E-Ticket, 전자항공권)이 활성화되면서 항공권 보여달라는 요구는 줄어 들었지만, 여전히 듣는 요구사항은 '여권 주세요' 라는 말이다.
항공사가 왜 여권 보자고 하는 걸까? 단순히 신원, 승객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서?
물론 그런 목적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데 적합한 여행 서류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을 달라고, 보자고 한다.
그런데 의문 사항? 법무부, 출입국 담당 공무원도 아닌 민간 항공사에서 '적합한 여행 서류 확인' 업무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승객의 불편 방지와 항공사 사손 방지가 가장 큰 목적이다.
여행객이 적합한 비자나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추방당하거나 할 때의 난감함과 상대방 국가에서 항공사를 상대로 '적합한 여행서류 미소지' 이유로 부과하는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370편 항공기의 실종 사고로 연일 항공업계가 시끄럽다.
그 논란 중의 하나가 바로 해당 항공편에 일부 승객이 위조 여권, 도난당한 타인 여권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니 어떻게 남의 여권을 들고 비행기를 탈 수 있나?'
'항공사는 무얼 하고, 여권 심사하는 출입국 당국자들은 뭘 한건가?'
앞서 다른 글을 통해서도 언급했지만, 항공사가 여행객의 여행서류를 검증하고 확인해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들은 항공사 업무 헤이를 언급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여행서류 검증의 책임은 각나라 출입국 당국에 있다.
IATA 관계자는 여행객의 여행서류 검증 책임을 항공사에게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언급했다. 항공사는 여행객의 신원이 여행서류(여권)와 일치하는 지만 확인하는 것이지 그 여권이 위조되었다거나, 도난 당한 여권인지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위조 여권 소지자가 항공편에 탑승한 점이 항공사의 책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작 여행서류를 검증하고 위조 여부를 확인해야 할 출입국 당국의 책임과 허술한 데이타 시스템 관리의 책임은 도외시 한 채 위조 여권 소지자의 항공기 탑승이 마치 항공사의 잘못인양 비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국제경찰(인터폴)은 지난 2013년 한해에만 10억 여명의 사람들이 인터폴 데이타베이스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 전부가 위조 여권을 사용했다는 것이 아니라 (위조, 도난 여부) 검증 자체를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 세계 각 나라들은 도난 여권이나 위조 서류 등의 자료를 연계해 공유하고 있지 않다. A 라는 나라에서 'xxx' 여권이 도난 여권으로 등록되었다고 해도, B 라는 나라에서 'xxx' 여권이 도난 여권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각 국가는 위조, 도난 여행서류 사용자의 불법 입국을 항공사의 귀책으로 몰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이번 기회에 도난, 위조 여권 등의 정보는 모든 나라가 함께 공유해 불법 사용을 막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여권 진위 여부, 도난, 위조 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이 항공사 업무가 아닌 국가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너! 진짜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