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항공, 스카이트랙 3성급으로 격하, 작년 '평가받지 않겠다' 선언 영향?
- 수백가지 평가 요소 가운데 일부 만으로 수준 가르는 현실, 신뢰도 의문
- 에어헬프 최고·최악 평가는 '클레임 처리' 부문 한정
사람이나 단체 등을 평가할 때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가 단면적인 접근이다.
누구에게나 어디나 장단점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준만으로 접근할 때 전체적인 평가 신뢰도는 떨어지기 쉽다.
지난 주 에어헬프(Airhelp)라는 곳에서 실시한 항공사 순위 평가에서 '세계 최악 항공사' 중 하나로 대한항공 이름이 올라 화제가 됐다. 전체 평가 대상 72개 항공사 중 69위로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해 겨우 56위에 그쳤다. 평가 10점 만점에 대한항공 5.49점, 아시아나항공 6.42점으로 낙제 수준이다.
평가 요소는 정시성, 서비스 품질, 클레임 처리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 품질 면에서 상위 수준인 8점을 받았고 정시성은 각각 6.9점, 6.3점으로 평균 이하였으며 클레임 처리에서 대한항공은 1.6점, 아시아나항공은 4.9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불룸버그는 에어헬프의 항공사 순위 소식을 전하면서 여행 정보 제공 업체인 Points Guy 디렉터 Scott Mayerowitz의 '대한항공이 최하위에 있는 것이 놀랍다 아시아 최고 항공사 중 하나인데..'라는 언급을 인용하며 의문을 표시했다.
국적 항공사 모두 최하위권 평가한 에어헬프
항공사, 공항 등을 평가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수백 개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최고, 최악을 선정하지만 모두 같은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잘 알려진 평가 중 하나가 스카이트랙스(Skytrax)다. 아시아나항공이 5성급 서비스 평가를 받은 바 있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전세계 가장 많은 도시를 취항할 정도로 넓은 네트워크와 우수한 서비스로 이름을 알리며 급성장한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이 이 스카이트랙스 평가에서 3성급 매겨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최악의 서비스로 악명높은 초저비용항공사 스피리트항공 단 한 곳만 2성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하위(그냥 그저 그런 정도 수준)라고 할 수 있다.
터키항공은 과거 스카이트랙스 등급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고 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스카이트랙스 평가 결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4성급 항공사로서 남유럽 최고 항공사, 최고 비즈니스클래스, 최고 라운지 상(賞)을 받으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항공사였기에 물음표가 남았다.
우연이라고 보기에 터키항공 3성급 평가가 석연치는 않다. 터키항공이 1년 전 스카이트랙스 평가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터키항공은 스카이트랙스 평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서비스 개선에 있어서는 고객의 직접적인 피드백에 촛점을 맞추겠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터키항공 평가가 조작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과장(뻥튀기)의 정상화' 결과 아니냐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런 평가의 대부분은 인기(만족도) 평가와 주최 기관·단체의 정량적 평가에 기초한다. 문제는 터키항공이 스카이트랙스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스카이트랙스가 주관하는 평가 절차에 적절히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스카이트랙스 점검자가 해당 항공사를 직접 이용하거나 점검하는 절차가 있으며 이때 항공사들은 최대한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온갖 준비를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완전 블라인드 평가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와는 달리 '보여주는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과장(왜곡)'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특별한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터키항공 서비스 품질이 단 1년 만에 추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평소의 서비스 품질이 그대로 평가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지 모른다.
항공사들 역시 이런 불합리한 점을 모르지 않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이 하위 등급으로 평가되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결코 이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조금 신경을 써 상위 등급을 받으면 마케팅 등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언론이 기업을 비판하고 기업은 이를 불편해 하면서도 홍보, 광고 등으로 공생하는 것처럼, 항공 부문 평가 기관은 기관대로 항공사는 항공사대로 평가 과정과 그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하위 수준으로 평가한 에어헬프(Airhelp)는 항공부문 전문 평가기관이 아니다. 지연, 결항 등 비정상 운항으로 피해를 입은 항공 이용객을 대신해 항공사 등에 클레임을 제기하고 그 댓가를 받아내는 클레임 대행 업체다.
그래서 그들이 항공사에 대해 평가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정시운항과 클레임 처리다. 이 두가지 요소가 전체 평가 비중의 2/3를 차지한다. 에어헬프가 선정한 '최고·최악 항공사'는 클레임 처리에 있어 신속성, 원활성 등과 관련된 것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한 이유다.
항공여행팁 항공편 지연, 결항, 탑승 거절 보상받는 방법 - 유럽 항공편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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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운항하는 항공사가 주 대상으로 아시아 지역의 일본항공, 전일공수, 캐세이퍼시픽 등은 평가 리스트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절대 동감입니다
몇 년전 이 스카이트랙이 설문조사 한다, 어느 비행편 탑승하니 미리 준비해라 하면서 법썩 떨던 기억이 씁쓸하네요
이번에 별 다섯으로 선정된 루프트한자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