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속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화물사업
- 하지만 LCC들에게는 그다지 큰 효과 없어
- 포스트 코로나시대, 화물사업 강화하겠다는 LCC, 순조롭지 않을 듯
코로나19 팬데믹도 이제는 막바지 수순에 들어갔다.
2020년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 넣었다. 특히 항공업계는 국제선이 사라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파산 위기로 몰렸다.
코로나19 극복, 화물사업 진출
그런 가운데 일부 항공사들은 사라져버린 항공여객에 연연하지 않고 화물로 눈을 돌렸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까지 기울이며 적자나 손실이 당연시되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오히려 흑자라는 반전을 보여줬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화항공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화물 경쟁력은 확고했다. 2019년 123만 톤이었던 대한항공 화물 수송실적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35만 톤으로 늘었으며 2021년에는 대폭 늘어난 162만 톤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9년 68만 톤에서 2020년 70만 톤, 2021년 73만 톤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국내선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국제선이 이를 만회할 정도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런 국면이 도드라지자 다른 항공사들도 화물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폭망(?)한 여객시장을 기대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진에어나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여객기 객실에도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방식을 동원하며 사라진 여객매출을 대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항공사 | 2019년 | 2020년 | 2021년 |
---|---|---|---|
대한항공 | 1,229,687 | 1,353,651 | 1,615,143 |
아시아나항공 | 676,360 | 695,170 | 725,780 |
제주항공 | 9,441 | 2,473 | 2,560 |
진에어 | 14,154 | 8,557 | 6,994 |
에어부산 | 6,020 | 6,465 | 6,316 |
티웨이항공 | 3,573 | 2,041 | 3,319 |
제주항공, 객실에 화물 탑재
저비용항공사 실적 초라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화물사업 확대 노력은 효과가 크지 않거나 거의 없었다.
제주항공은 2019년 9441톤 화물(순수 화물, 여객 수하물 제외)을 수송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급감하자 2020년 화물실적은 2473톤으로 급감했다. 여객기 객실 화물 탑재, 벨리카고 증대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2021년에도 2560톤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진에어는 대형기(B777)를 보유한 덕에 화물실적은 2019년 14154톤으로 다른 여타 항공사들에 앞섰다. 하지만 진에어 역시 화물매출 증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0년 8557톤, 2021년 6894톤 등으로 오히려 실적은 악화됐다.
그나마 티웨이항공이 다소의 효과를 보았다. 2019년(3573톤) 대비 2020년 2041톤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다시 3319톤으로 회복하면서 팬데믹 기간 중 화물사업에 노력을 기울였던 성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에어부산은 LCC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과 다름없는 화물실적을 유지했다. 2019년 6020톤이었던 실적은 2020년 6465톤, 2021년 6316톤으로 큰 등락이 없다. 이는 에어부산이 애초부터 국제선 화물보다는 국내선 화물 비중이 컸기 때문이었다.
항공사 | 1월 | 2월 | 3월 | 4월 |
---|---|---|---|---|
제주항공 | 235 | 175 | 169 | 77 |
진에어 | 549 | 414 | 530 | 399 |
에어부산 | 742 | 440 | 652 | 368 |
티웨이항공 | 68 | 72 | 71 | 64 |
코로나19 출구로 여겨지는 2022년 들어서 LCC의 화물실적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4월) 제주항공의 화물실적은 단 77톤에 불과했다. 진에어 399톤, 티웨이항공 64톤, 에어부산 368톤으로 모두 전년 평균 월실적에도 미치지 못한 초라한 실적이다. 중대형 기종(B787)을 보유하며 화물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한 여타 LCC 등은 사상 최악의 화물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 중 화물 전용기 도입 계획까지 밝히면서 화물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제주항공의 실적은 더 초라하다. 과연 화물 사업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갈 정도다.
팬데믹 기간 중 나름의 성과를 거뒀던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올해는 최악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LCC 구조적 한계
저비용항공사들에게 화물 사업은 높은 벽이었다.
우선 운용 기종의 한계가 크다. 주로 B737, A320 계열 항공기종을 운용하기 때문에 여객 수송에 특화되어 있다. 애초에 화물 수송은 부가적 역할이라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기종이라고 할 수 있다. 화물 수송에 필수적인 ULD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 탑재, 하기, 이동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비효율적이고 대형 화물 수송도 어렵다.
아울러 화물사업 경험 및 노하우 부족, 네트워크 협소 등도 저비용항공사의 화물사업 진출에 걸림돌이 됐다. 화물은 단순히 홈페이지 열어 예약을 받아 승객을 모시는 수준이 아니다. 다양한 화물 대리점과 화주, 업체 등에 대한 영업망과 관리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에 더 까다로운 기준을 요하기 때문에 갖춰야 할 조건이 엄격하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2년 혼란스러운 가운데 화물 사업 진출에 관심을 가졌던 저비용항공사들이지만 성과는 미미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여객시장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런 화물 시장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은 기존의 사업구조를 다소 개편해 화물 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