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 가방 안내린 책임을 공항 측으로 돌린 에어부산
-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 면하기 어려워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100% 완벽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발생한 실수는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은 용납할 수 없다.
지난 24일 에어부산 항공기에 몸을 실은 승객 가운데 일부는 도착지 가고시마공항에서 자신들의 짐을 찾을 수 없었다.
20여 명 이상이 짐을 찾지 못하고 항공사에 항의하자 되돌아온 답변은 어처구니 없었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 들은 내용은 항공기에서 컨테이너 하나를 내리지 않고 그냥 인천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었다.
항공사 직원이 죄송하다는 말은 했지만 잘못은 '공항' 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고시마공항 측 실수로 컨테이너 하나를 내리지 않은 것이고 이것은 공항측 책임이라는 설명이었다.
항공, 공항 업무를 잘 모르는 승객들 입장에서는 항공사 설명만 믿을(?) 수 밖에 없겠지만 조금 내용을 알면 이는 어처구니 없이 창피한 일이자, 안전불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무엇이 창피한 것이고, 안전불감이라는 것일까?
가고시마공항 수하물 수취 장소
수하물은 항공기 화물칸에 탑재한다. 화물칸에 짐을 하나씩 싣는 형식과 컨테이너에 담아 탑재하는 방식이 있다. B737 등 소형 항공기들은 대개 짐을 하나씩 개별 탑재하는 형태지만 에어부산 항공기의 경우에는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에어부산은 승객들의 수하물 찾는 장소에 대해 관리를 안했다는 점
가고시마 같은 작은 공항의 경우 짐은 아무리 늦어도 20분 이내에 전부 찾을 수 있다. 승객들은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30여 분이 지났는데 짐을 찾지 못하는 승객들이 있었다면 왜 그런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항공기가 인천으로 출발하기 전이었으므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수하물 수취 벨트(BCA) 현장에 에어부산 직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전체적 업무 흐름에 소홀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공항 측이 아닌 항공사 업무 과실이다. 화물을 탑재, 하기하는 공항 측 업무 역시 에어부산이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항공사 책임이다.
자신들 책임을 공항 측으로 돌리는 것은 야비한 행위다.
둘째, 안전 문제다. 탑재관리에 노출된 헛점은 매우 위험하다.
인천으로 되돌아가는 가고시마발 항공편에서도 승객과 수하물을 접수했다. 그 수와 무게가 얼마인지 항공사 시스템에 자동으로 계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 연료를 싣고, 무게중심을 조정한다. 안전을 위해서다. 이 업무가 탑재관리의 핵심이다.
항공사는 항공기에서 컨테이너가 하나 하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되돌아가는 출발 항공편 탑재계획에 그 무게만큼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컨테이너 무게가 반영되지 않으면 계획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운항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20여 명 가방이었으므로 아무리 무거워도 400kg을 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런 무게로 항공기 운항에 치명적인 차질을 주지는 않겠지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실수라고 변명할 것인가? 작은 실수는 큰 실수의 전조이자 대형 사고의 시작이다.
이래도 자신들은 잘못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