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는 수 많은 항공사가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며 비행하고 있다.
그 항공편은 각기 다른 편명을 가지고 비행을 하는데, 편명만 보고도 출발지/목적지를 파악하기도 할 정도로 중요한 정보이며, 특히 조종사들에게 콜사인(Call Sign)은 거미줄 같은 항로를 질서있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정보라 할 수 있다.
대개 항공편의 이름은 '항공사 코드' + '번호' 로 구성된다. 여기서 '항공사 코드(Airline Code)'는 항공사를 서로 구분하기 위해 2자리 혹은 3자리로 된 영문(혹은 영문 + 숫자)을 조합한다.
3자리 영문으로 구성된 유엔 산하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지정한 항공사 코드는 조종사나 관제 등에 이용할 뿐 우리 일반인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다. 대신 전 세계 민간 항공사들은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지정한 2자리 영문(혹은 영문 + 숫자) 코드를 사용한다.
이 코드를 편명에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항공편명을 말할 때는 이 항공사 코드에 임의 번호를 붙힌다. 예를 들어 AA31, KE001, OZ351 등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항공편명이다.
AA 는 어느 항공사일까?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이다. 항공사 영문 이름에서 각 앞글자를 따서 만든 코드다. UA는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도 마찬가지다. 그럼 모든 항공사가 이렇게 알기 쉽게 되어 있을까?
상표 등록과 마찬가지로 대개 이런 코드는 선점하는 게 임자다. 즉 먼저 항공사를 설립해 가용한 코드 중에 자사 이름과 가장 연관성 높은 코드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역사가 오래된 항공사일 수록 항공사 이름과 코드의 연관성이 높은 편이다.
- 코드와 항공사 이름 간에 연관성 높은 항공사들
- AA : American Airlines (아마 연관성, 연관성 측면에서 최고의 코드 아닌가 싶다.)
- UA : United Airlines (AA 와 마찬가지로 연관성 측면에서 최고.)
- DL : Delta Air Lines (뭐 연관성이 높기는 하다만... ^^;;)
- BA : British Airways
- AF : Air France
- LH : Lufthansa
- TW : T'way Air (어떻게 이 코드를 잡았는지 신기할 정도..)
- WW : WOW Air
- 그냥 저냥 연관성이 쬐끔 있는 항공사와 코드
- CX : Cathay Pacific (흠.. 연관 있다고 해야 하나? ㅎ)
- JL : Japan Airlines
- NH : All Nippon Airways
- KE : Korean Air (연관성이 별로 없다. 차라리 KA 라는 코드다 더 어울릴 법 하지만 이 코드는 Dragon Air 가 사용 중이다.)
- 연관성은 없지만 재미있는 항공사 코드
- OZ : Asiana Airlines (연관성은 없지만, 코드 자체가 가지는 활용성이 좋다. 오즈의 마법사 ㅎ)
- OZ : Asiana Airlines (연관성은 없지만, 코드 자체가 가지는 활용성이 좋다. 오즈의 마법사 ㅎ)
- 항공사 이름 따로, 코드 따로
- WN : Southwest Airlines
- FR : Ryanair
- NK : Spirit Airlines
- LJ : 진에어
- BX : 에어부산
- ZE : 이스타항공
- 7C : 제주항공
- 9C : 춘추항공
신생 항공사는 조합 가능한 IATA 항공사 코드 가운데 현재 사용되지 않는 코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항공사에게 있어 코드는 자사의 이름, 얼굴과도 같기 때문에, 항공사는 가능하면 자사의 이미지, 정체성과 연관성 있는 코드를 선택하고 싶어하지만 남이 먼저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다른 코드(이름)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다른 항공사가 사용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사용 상태로 남아있는 코드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XX, ZZ 과 같은 코드다. 알아보기 쉽고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이 코드는 선호도가 높기는 하지만 실제 항공사들이 사용하지는 못한다. 이런 코드들은 대개 무작위 숫자, 혹은 코드 등을 나타낼 때 사용회는 표현들이기 때문이다.
YY가 대표적인데, YY 라는 코드는 '전 세계 모든 항공사'를 의미한다. 주로 사용되는 곳은 항공권을 발행할 때 항공사를 지정하지 않고 '어느 항공사나 이용할 수 있다' 라는 의미로 항공사 코드 란에 'YY' 라는 코드를 사용했다. 즉 특정 항공사 코드가 아닌 컴퓨터에서 파일을 찾을 때 '*(Star)' 표시가 'All' 을 의미하는 것과 같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여러 항공사의 코드를 살펴봤는데,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항공사 코드는 'MM' 이다.
현재 코드 'MM'을 사용하는 항공사는 일본의 저비용항공사인 피치항공(Peach)이다. 저렴한 항공요금으로 일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제법 높은 편인 피치항공이 사용하고 있는 코드 'MM'을 최고로 꼽은 이유는 '피치(복숭아)'를 의미하는 일본어 '모모(桃, モモ)'의 첫 음('M')을 그대로 따온 것이라 해도 믿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2011년 A&F Aviation 에서 Peach Aviation 으로 사명을 변경할 당시 '모모', 'MM'을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MM' 이라는 코드에 영감(?)을 얻어 사명을 'Peach' 로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항공사 이름과 항공사 코드 간에 이렇게 절묘한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