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은 우리나라 항공교통의 중심이자 관문이었다.
서울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서울시 면적이 늘어나고 한 때 한적한 장소였던 김포공항 인근에도 수많은 인구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항공교통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김포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 횟수가 늘어나고 여기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은 적지않은 고통을 겪었다.
2000년 들어서면서 인천국제공항이 개항을 하고 김포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바뀌었고, 항공기 운항 횟수가 준 만큼 소음으로 인한 피해도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이 늘어나고 국제선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기본적으로 인천공항이라는 환경이 저비용항공사들에게는 그리 친화적이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유휴시설과 공간이 있는 김포공항을 이용하자는 요구가 생겨나고, 공항공사 측도 김포공항을 활성화한다는 목표 아래 국제선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포공항 주변에서 항공기 소음으로 피해를 입어왔던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포공항 국제선 항공편 확대가 제 1의 목표'라고 한국공항공사 사장(김석기)이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양천구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민.관.정이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했다. 현재 84웨클 정도의 수치로 소음 피해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국제선 항공편을 확대한다면서 60편 마다 0.1웨클 정도 밖에 늘지 않는다는 한국공항공사의 주장을 어이없어 했다. 기존 피해가 심각한 상태에서 그 피해 정도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김포 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한 때 김포지역 소재였던 김포공항이 서울로 편입됐지만, 이름 만큼은 여전히 김포로 남아 있고, 그 만큼 김포공항과 인근지역으로 국제선 확대 시에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불보듯 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김포 시의회 역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으로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 반대 결의안' 을 통과 시켰다.
서울이라는 지역에 두 개의 공항을 병행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 한 때 일본이 도쿄 지역에 하네다 공항 외에 나리타 공항을 건설하면서 공항 운영이 이원화되었는데, 이것이 결정적으로 도쿄 지역이 아시아 항공교통에 있어서 허브 주도권을 뺏기게 된 이유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국공항공사 수익 측면이나 소음 피해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안될 문제다. 국가적인 경쟁력 측면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한 사항인 것이다. 김포, 인천 양 공항에 국제선을 각각 허용해 이원화 한다면, 인천공항의 아시아 허브라는 목표는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허브(Hub)는 단순히 '왕복' 항공수송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항공편, 승객들이 자유롭게 다수의 목적지로 갈아탈 수 있도록 환승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선을 이원화하면 그 만큼 노선은 빈약해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