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피해 키운 콘크리트 둔덕, 개정된 규정에 의하면 불법
• "부서지기 쉬운" 설계 시와 달라진 콘크리트 보강 공사 시공
• 2024년 초 개량 공사 때 오히려 콘크리트 30cm 추가로 높여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되는 활주로 끝단에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22년 시행된 규정에 따르면 "정밀접근 활주로의 종단안전구역은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에 대해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있어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과는 배치되는 상황이다. 즉 로컬라이저 구조물도 "부서지기 쉬운(Frangibility) 재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토부의 설명은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3월자 '무안공항 등 계기착륙시설 실시설계 용역' 입찰공고 과업 내용서에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ILS) 설계 시 '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를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2007년 개항 당시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은 2023년 개량 공사를 거쳤다. 2020년 설계 용역과 시공을 거칠 때 콘크리트 둔덕을 없앨 기회가 있었다. 적어도 2022년 시행된 규정을 적용했다면 당연히 콘크리트 대신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바꾸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높아졌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진행된 개량 공사에서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두께 30cm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졌다.

2020년 설계를 맡은 업체는 "당시 레이아웃은 그대로 두고 위에 놓인 로컬라이저만 내구연한이 다 돼 교체하는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 뒤 시행된 실제 공사에서는 로컬라이저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둔덕 보강 공사까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는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되고 오히려 콘크리트로 추가 보강된 경위에 대해 아직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