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교통은 그 어느 교통수단 보다 편하고 빠르지만, 단 한번의 사고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항공사는 물론 각국은 안전, 보안에 혈안이 되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공항에 알몸 검색기라 불리는 전신 엑스레이까지 보안검색에 동원되는 상황까지 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미국은 911테러 이후 테러의 'T' 라는 글자에도 민감할 정도다.
며칠 전 뉴스에 미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197개, 많기도 하다 ^^)는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의 탑승객 정보를 항공기 이륙 전에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미 연방교통안전청(TSA)이 발표했다고 전했다.
뭐 이런 경우가 있나? 항공사가 어떻게 승객 정보를 본인 동의도 없이 미국 정부에 제출할 수 있단 말인가? 라며 언짢게 여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이는 이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항공사는 승객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공해 왔다.
소위 API(Advanced Passenger Information) 이라는 것인데, 이는 미국행 항공편 탑승객 정보를 항공기 도착 전에 미국 당국으로 보내는 제도다.
애초에 이런 제도는 보안을 위한 것이었다기 보다는 세관 용도였던 측면이 더 컸다.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마약이나 불법 용품 등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일일히 화물이나 여행용 가방을 검색하고 뒤지는 것으로는 부족해, 입국하는 여행객 여정이나 나이 등 성향을 파악해 중점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 그 주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에는 이 API 제도가 테러리스트 사전 필터링을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나타난 것이 No-Fly(항공블랙리스트)다.
이번 미국 당국의 조치는 그 동안 항공사가 미국이 제공한 테러리스트 명단과 탑승객 명단을 일일히 대조하던 것을 미국 당국이 직접 대조작업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사가 대조작업을 할 때는 탑승객 이름 등 몇가지 정보만 이용했기 때문에 비슷한 이름 때문에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죽하면 미국 전 상원의워이었던 케네디까지 테러리스트로 오인되는 경우까지 있었다.
미국행 항공기 탑승하려면 개인 신상정보 다 제공해야..
그리고 지금까지는 항공기 출발 이후에 탑승자 명단을 다시 미국 정부에 제출했지만, 사전에 걸러지지 않는 테러리스트 가능성 때문에 앞으로는 항공기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테러리스트 대조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매우 어렵고 번거롭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항공기 출발 30-40분 전에 탑승수속을 마감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 출발하기까지 30분 안에 명단 작업을 거쳐 미국 당국으로 승객 정보를 송부해야 한다. 만약 해당 명단에 테러리스트로 예상되는 인물이 있기라도 하면 해당 승객을 탑승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실었던 짐까지 하기해야 하므로 항공기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항공사 직원이 당신의 신상명세를 꼬치꼬치 캐 물어도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마시길.. 어쩔 수 없는 미국행 항공편이 가지는 숙명(?)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요즘은 미국 말고도 캐나다나, 유럽 등 대부분 나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승객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
비행기 한번 타려면 알몸 검색기로 몸을 다 보여줘야 하지, 개인 신상정보까지 다 까발겨야 하지....
참 답답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