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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탈출 시 휴대품 소지는 정말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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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파괴나 부상 위험성 커
항공기 사고는 흔하지 않은 것이지만 한번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안전수칙은 엄격한 편이다.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이착륙 시 발생하는 사고에서는 그나마 탈출 가능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항공기 출발 전에는 필히 안전 수칙(안전 데모)을 안내한다.
하지만 이를 주의깊게 인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최근 발생한 여러가지 항공사고 시 승객들의 탈출 장면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비상탈출 슬라이드(Evacuation Slide)를 타고 내려오는 승객들 대부분이 자신의 소지품을 그대로 안고 뛰어내리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항공상식 항공기 비상탈출을 대하는 자세! 짐 버려!(2016/3/1)
소지품을 가지고 탈출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짐 찾는데 단 1초라도 시간이 더 걸린다
짐 찾느라 탈출하지 못하는 승객들
승객들이 모두 자신의 짐을 찾는데 1초라도 시간이 걸리면 산술적으로 수백초 시간이 더 소요된다. 물론 산술적으로만 계산할 것은 아니지만 빈 몸으로 탈출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만은 사실이다.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면 산소가 급격히 소모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탈출해야 한다. 현재 항공기 제작 시 탑승객 전원이 탈출하는 시간은 90초 이내(90초 룰)가 되도록 설계한다. 하지만 설계와는 달리 짐을 찾고 휴대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2. 다른 사람의 탈출을 방해한다
짐을 꺼내기 시작하면 자신은 물론 그 짐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탈출을 방해한다. 통로에 걸리거나 짐을 소지한 탓에 움직임이 둔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탈출까지 방해하는 것이다.
항공기에 탑승하면 짐을 선반이나 앞좌석 아래 공간에 두라고 하는 것도 탈출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3. 소지품으로 인한 부상
패닉 상태에서 움직이다 보면 남을 고려하거나 조심 조심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소지한 휴대품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다.
또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 오다가 짐을 다시 찾느라 뒤에 뛰어 내리는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빠져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4. 탈출 슬라이드 파손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 수 있는데 각진 가방이나 날카로운 소지품을 소지하고 뛰어 내렸다가 이로 인해 슬라이드 튜브가 파손을 입을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내구성을 보장하도록 제작된 것이지만 안에 공기를 집어넣은 튜브이기 때문에 파손의 위험성이 비교적 큰 편이다.
특히 물 위로 탈출해야 하는 경우라면 탈출 슬라이드가 구명보트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항공기에서는 탈출했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명줄을 자신이 파괴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5. 사람 탈 공간도 부족해
물 위로 탈출하는 경우라면 이 탈출 슬라이드가 구명보트가 되는데 공간은 제한적이다. 승객이 타기에도 부족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소지품을 가지고 탈출했어도 버려야 한다.
비상탈출 시 소지품을 휴대한 승객들은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고 여유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무책임한 생각이다. 사고로 인한 화재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데 안일하고 이기적인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은 물론 자신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자신이 소지한 가방 때문에 탈출 슬라이드가 파손되기라도 하면 그 뒤 사람들의 탈출은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