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산업에서 특이한 존재로 꼽힌다.
전통적인 항공 영업, 서비스 방식을 벗어나 저가의 항공요금과 재미(Fun) 경영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원조이자 이상적인 방법으로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1971년 항공사로서 비행을 시작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014년 12월 현재 4만6천명의 직원이 하루 3,400편 이상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미국 최대 항공사 중의 하나다. 이미 2011년 미국 국내선에서는 가장 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최대 항공사의 지위에 올랐으며, 현재 674대의 항공기로 미국 41개 주 93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무려 42년 동안 연속 흑자행진 이어가고 있어...
2011년 에어트란(AirTran)을 인수하면서 그 동안 고집해왔던 미국 국내선을 넘어 국제선으로의 진출을 고민 끝에 2015년 7월 드디어 국제선으로 진출했다. (항공소식 사우스웨스트항공, 국제선 진출 (2015/01/28))
또 한가지 경이로운 사실은 운항을 시작했던 1971년을 제외하고 그 다음 해부터 작년(2014년)까지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무려 42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970년대 1차, 2차 오일쇼크를 거치는 동안에도 흑자 행진을 지속했으며 팬암, 피플익스프레스 등 수 많은 항공사들이 사라지는 어떤 경영환경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항공소식 사우스웨스트, 42년 연속 흑자 기록 이어가(2015/01/25))
이런 경이로운 경영실적을 보여준 원인으로 저가 항공요금과 재미(Fun) 경영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1970년대 당시에는 전통적인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비싼(?) 항공요금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엄청난 연료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당연한 경영 방식이었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를 파격과 값싼 요금으로 간단히 넘어섰다. 핫팬티를 입고 부츠를 신은 승무원 복장은 당시로서는 파격 그 자체였고, B737 단일 기종 운영과 수익성 높은 500마일 이내 노선 운항이라는 철저한 분석 덕분에 나오게 된 상대적으로 값싼 항공요금은 이용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이끌어냈다.
40년이 지난 지금, 저비용항공 원조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항공요금은 여전히 최저가일까?
사우스웨스트항공 요금은 최저가일까?
이 질문에 대부분 미국 항공 이용객들은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다. 더 이상 최저가 항공요금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초저비용항공사(ULCC, Ultra Low Cost Carrier)가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물론이거니와 미국 내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스피리트항공(Spirit Airlines)이나 알리지언트(Allegiant), 프론티어(Frontier) 등의 등장으로 최저가 항공요금 자리는 이들에게 넘겨주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스웨스트에게는 장점이 남아 있기에 많은 이용객들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선호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는 물론이고 아메리칸항공, 델타 등 기존 일반 항공사마저 무료 위탁수하물을 없앴다. 즉 수하물을 화물칸에 실으려면 요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여전히 무료 위탁수하물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 항공사 중에서는 유일하다.
실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다른 경쟁 항공사와의 요금은 노선에 따라 가격이 높은 경우가 60%, 낮은 경우는 35% 정도로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하물 한 개를 포함했을 때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요금이 싼 경우가 60%로 역전된다. 즉 수하물 한 개를 일반적인 부치는 일반적인 항공여행 시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여전히 최저가 항공요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항공사가 예약 변경 시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사우스웨스트에는 이게 없다.
진짜 강점은 가격에 있지 않아...
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장점은 이것이 메인은 아니다. 저가 항공요금보다 더 강력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장점은 자유롭고 자발적이라는 점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을 경험한 이용객들은 그들의 장점을 단순히 저렴한 항공요금만을 꼽지 않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서비스가 좋다고 생각한다. 승무원은 친근하고 자유롭다'며 호감을 표시한다. 이 친절하다는 느낌이 단순히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회사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지며 이것을 바탕으로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가 아닌 '내'가 사우스웨스트항공이고 '내'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또한 회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직원(승무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옹호한다.
창업자 켈러허(1978~2001년, 좌)와 현 CEO 켈리(2001~ , 우)
창업자 켈러허는 'People First' 강조하며 '직원을 잘 대우해야, 직원은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로 보답한다. 그리고 고객은 다시 사우스웨스트를 이용할 것이며 우리는 다시 행복해진다'라는 경영이념을 유지했다. 흔히 일반 기업에서 '인사부(Human development.. department)' 등으로 표현되는 업무를 'People Department'로 표시할 정도다. 노조 가입율이 80%가 넘지만 노사 분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켈러허는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난 직원들을 대신해 공항 현장에서 수하물을 운반했으며, 기내서비스로 함께 하고 다른 직원들과 기내 청소를 하기도 했다. 새벽에 비행기 청소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에게 도넛을 돌리는 등 그는 현장을 최우선으로 했으며,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 대신 '섬기는' 리더십을 몸소 보여주었다. 대형 항공사가 저비용항공사를 세워, 경쟁 압박을 벌이자 켈러허는 '완전군장하고 UA와 전투를 벌이자'고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렸고 다음 날 수 많은 직원들이 철모와 군복, 군화 차림으로 출근하며 호응했다는 일화는 여러 에피소드 중의 하나에 불과할 정도다. 켈러허 재임기간(1978~2001년) 동안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 연봉은 업계 평균보다 30%나 적었지만 '일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상위 10위권 안에 어김없이 포함되었었다.
물론 창업자 켈러허가 떠난 후 사우스웨스트의 분위기는 예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항공요금은 경쟁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다소 비싸기도 하고, 회사와 직원 관계도 이전과 같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다소 사라지고 있다며 노사 분규의 가능성까지 보여지기도 하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 아니 전 세계 항공업계에 많은 영향력을 끼쳐 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직원을 가족과 같이 우선하고 고객을 직원과 같이 대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누구나 알지만 선뜻 실현하기 매우 어려운) 이상적인 발상을 현실화시켰다는 점에서 특히 그 영향력은 지대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