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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좌석 최소 크기" 법적 기준 …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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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 조만간 미국 항공기 좌석 크기 최소 기준 마련
  • 계속 좁아지는 좌석 크기·간격 제동
  • 항공사에 면죄부 줄 가능성 우려도

항공여행은 짧으면 1-2시간이지만 긴 경우 10시간, 심지어 15시간까지 쉬지 않고 날아가기도 한다.

비행이 한 두시간을 넘기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몸에 영향이 온다. 찌뿌둥하기도 하고 때로는 손발이 저리기도 한다. 좁은 좌석에 앉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좌석에서 나와 통로를 오가며 잠시 몸을 풀어 긴장감을 해소시키기도 하지만 자리로 돌아가면 또다시 피로감이 몰려온다. 그래서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상위 프리미엄 클래스를 이용한다. 그 편안함을 경험하면 다시 이코노미클래스로 되돌아가기 싫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 그 가운데 조금이나마 편안한 좌석을 찾는다. 비상구 좌석이나 벌크헤드 좌석, 혹은 통로 좌석이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 느끼게 한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항공사들이 좌석 지정(사전좌석구매)라는 이름으로 별도 요금(수수료)을 부과하고 있어 이것도 비용이 든다.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2000년대 들어서 저비용항공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런 현상은 일반화되고 심화됐다.

미국 스피리트항공, 유럽 라이언에어 등 저비용항공(LCC)을 넘어 초저비용항공(ULCC)을 지향하는 항공사들의 좌석은 그야말로 극악이라고 할 정도로 좁다. 좌석 앞뒤 간격(피치)이 28인치(71센티미터) 내외로 키가 조금 큰 사람은 무릎이 앞 좌석 등받이에 닿을 정도다.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하면 결국 박리다매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고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좌석을 한정된 항공기 공간에 최대한 많이 설치하려고 한다. 좁은 좌석이라 불만스럽기는 하지만 값싼 항공권이라는 장점에 소비자들의 호응은 더욱 커졌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저렴한 항공권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해가자 일반 항공사(FSC)들도 더 이상 서비스 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졌다. 이들도 항공권 가격을 내려 경쟁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좌석 간격 역시 좁아지게 됐다. 

2020년대 들어 어지간한 항공사들은 FSC, LCC 가리지 않고 이코노미클래스 좌석 간격은 매우 협소한 편이다. 미국 항공사들의 이코노미클래스 좌석 앞뒤 간격은 1960년대 89센티미터(35인치)였던 것이 현재는 평균 78.7센티미터(31인치)로 10센티미터(4인치) 가량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항공 소비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좁은 좌석 크기, 공간을 참지 못하게 됐다. 저비용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의 특징이었다면 FSC 등에 다른 선택이 있어 조금이나마 여유로운 좌석을 선택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죄다 좁아졌고 앞으로 더 좁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좌석 피치

 

이에 미국에서는 2010년대 들어 항공기 좌석 크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면서 수 차례 법적 기준 제정이 추진됐다. 승객 건강은 물론 비상 시 탈출 등 항공안전에도 장애를 준다는 지적에 연방항공청(FAA)은 연구와 실증 실험까지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는 당시 항공사들의 좌석 공간이 비상탈출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2018년 10월 미국 의회는 항공기 좌석 최소 간격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FAA는 2019년 11월 다시 비상탈출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지만 어떤 실험에서도 90초 안에 탈출해야 하는 안전기준(90초 룰)을 위배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법적인 항공기 좌석 최소 기준은 마련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에서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현재 FAA는 항공기 승객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 항공기 좌석 크기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 2018년 법안 통과와 2019년 FAA 최종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2020년 초 불거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항공산업이 초토화된 상황이었기에 보류되었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최소 좌석 크기 기준을 제정하는데 대부분은 긍정적이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좌석 간격 축소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다곡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의 좌석 크기 조정으로 좌석 수가 줄면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더 우려스러운 것은 실질적으로 이미 좁아질 대로 좁아진 현재의 좌석 크기가 적절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나타날 부정적 영향이다.

FAA가 조만간 마련할 항공기 좌석 크기 최소 기준이 현재 미국 ULCC들이 운용하는 간격(28인치 내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의 좌석 간격을 바탕으로 최소 기준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29인치, 30인치 등 현재보다 넓은 크기로 기준을 마련할 경우 항공사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이미 현재 상태(28인치 간격)에서도 비상탈출 등 항공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승객의 건강을 위해 설정했다는 최소 간격 기준이 오히려 항공사에게 좁은 좌석을 제공해도 괜찮은 '법적' 면죄부가 될 수 있다.

당장 FAA가 항공기 좌석 최소 크기에 대해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해도 당장 우리나라 항공사들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운영하는 장거리 중대형 항공기의 좌석 크기(피치, 너비)는 전세계 FSC 평균이거나 이보다 넓다. FAA가 조만간 마련할 기준이 이를 넘어서지는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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