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 사고 처리 지연되면서 36시간 동안 폐쇄된 마닐라공항
- 수용능력 포화 및 신공항 필요성 논란 제기돼
마닐라공항의 사고 처리 미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신공항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필리핀 국내에서 일고 있다.
계기는 지난 16일 발생한 중국 샤먼항공의 활주로 이탈 사고다. 승객과 승무원 165명을 태우고 마닐라공항 도착 예정이었으나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공항 주변에 내린 폭우로 1시간 동안 상공을 선회하다가 착륙했으나 미끄러지면서 활주로를 이탈한 것이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항공기는 활주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체가 크게 손상됐다.
밤 늦게 발생한 이 사고로 마닐라공항은 폐쇄되었고 이착륙 예정인 항공편들이 취소되거나 다른 공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마닐라공항 활주로는 2개지만 국제선에 이용할 만한 활주로는 한 개뿐이고 다른 한 개는 길이가 2천2백미터에 불과해 소형 항공기만 이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곧 정리될 줄 알았던 사고 항공기 처리가 지연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무려 36시간 지난 토요일이 되서야 마닐라공항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었다. 이로 인한 우리나라 항공편을 포함해 중거리 국제선 대부분이 취소되었고 수 만명 이용객이 불편을 겪었다. 메인 항공사인 필리핀항공은 활주로 폐쇄기간 동안 총 68편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약 2만 명 이용객에게 영향을 끼쳤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에 발생한 공항 비상사태에 대응한 공항 측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마닐라공항 수용 능력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약 3천만 명 수용 가능한 공항이지만 현재 약 4천2백만 명이 이용하고 있어 공항 확장이나 신공항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체 신공항으로 마닐라 인근 클라크공항이 거론되고 있지만 도심에서 66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나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인천공항도 서울 도심에서 약 50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일본 나리타공항도 마찬가지로 지상교통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클라크공항을 마닐라 거점 공항으로 확대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