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비행기에 승객 14시간 가둬둔 개념없는 항공사

마래바2009.08.19 22:48Views 13366Comment 0

  • 1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  비록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라도 마음만은 즐거워야 여행이다.

그런데 간혹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인해 x고생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더군다나 자연 재해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면 그나마 참을만 하겠지만, 제도나 절차를 이유로 겪는 불편함을 참기는 매우 힘들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절차와 환경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자그마치 14시간 동안 갇혀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규정(?) 때문에 컨티넨탈항공 2816편 (실제 운항은 익스프레스제트/Express Jet) 에 탑승했던 47명 승객이 14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주 금요일(8월 7일) 밤 9시 30분 경 휴스턴을 출발해 미네아폴리스로 향하던 컨티넨탈 항공편이 갑작스런 기상 악화 때문에 인근 로체스터 공항으로 회항, 비상 착륙했다.  그 때가 자정 무렵이었다.  로체스터에 도착한 항공기는 연료를 재 보급하고 다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아주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엔 날씨가 문제가 아니었다.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다름아닌 조종사의 비행시간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컨티넨탈 익스프레스 제트

컨티넨탈 익스프레스 제트

해 당편 조종사의 그날 비행시간이 이미 제한시간까지 도달했다.  우리가 일반적인 직장에서 하루 8시간 일하는 것처럼 비행기 조종사도 비행 근무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조종사 2명이 비행하는 경우 연속 13시간, 3명이면 16시간 등 비행할 수 있는 제한시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브리핑, 갈아타는 시간 등을 포함한 비행근무 시간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컨티넨탈 항공은 해당편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는 다른 조종사를 로체스터 공항까지 보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경우 조종사가 올 때까지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을 내려서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했다.

승객이 항공기에 다시 탑승할 때 보안검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  이날 로체스터 공항에 회항했던 당시 시간은 자정이었고 TSA(미 보안당국) 보안직원들이 이미 퇴근해버린 뒤여서 보안검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새로운 조종사가 다음날 아침 9시30분 출발시켰으며, 미네아폴리스에는 11시 무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승객들은 최초 출발했던 전날 9시 30분경부터 미네아폴리스 도착할 때까지 약 14시간 가량을 비행기에 갇혀버린 것이다.  불과 2시간 남짓한 거리를 14시간을 비행한 셈이다.

이 사건은 한 승객에 의해 문제가 제기되었고,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며 확대되자 이 사건에 대해 미 정부는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아무리 절차와 규정 때문이라지만, 승객을 14시간 동안 비행기에 가둬 놓은 것이 정당했느냐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보안 관련 절차와 규정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내려봐야 이런 상황 밖에는 안됐겠지만..

물론 내려봐야 이런 상황 밖에는 안됐겠지만..

사실 해당 항공사의 결정은 무리였다.  조종사들의 비행시간 제한 때문에 새로운 조종사를 기다려야 했다면, 예상 소요시간을 짐작해 그 다음날 운항했어야 했다.  그렇게 결정했더라면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하기해 인근 호텔에 숙박했거 적어도 공항 대기실에서라도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다.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한 것은 비행기에서 내렸다가 다시 탑승할 때 보안직원 부재로 인해 보안검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따라서 새로운 조종사만 도착하면 바로 탑승해 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항공사는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교체 조종사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도착했고 그때까지 승객들은 비행기 안에서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

정부 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미리 짐작할 수 없지만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27,500 달러 벌금 부과), 항공사의 관리 행태는 비난받기 좋은 상황이다.  그 좁은 항공기 안에서 14시간 동안 승객들을 묶어 둘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물론 컨티넨탈 항공도 상황이 그 지경까지 이를 줄은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판단의 주체가 항공사에 있었던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를 져야 한다.

실제 업무를 할 때, 이런 경우를 종종 겪는다.  판단하기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회항한 공항에는 컨티넨탈이 운항하지 않는 공항이었으니 지상에서 항공기나 승객들을 다룰 직원은 없었을 것이다.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봐야 승무원 3명이 자정을 넘긴 한밤 중에 승객들에게 해 줄 편의 서비스가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에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4시간을 비행기에서 나가지 못하게 한 항공사의 판단이 옳다고는 하기 힘들다.  항공사의 업무 편이만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14시간 동안의 항공기내 상황이 어땠을 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ㅠ.ㅜ  장거리 항공편 처럼 기내 오락거리나 먹을 거리가 제공되는 것도 아니었을테니 더더욱 승객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 1
    • Font Size
항공기 화장실 막혀 10시간이나 지연된 사연 커피냄새 때문에 항공기 비상착륙
Comment 0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누구에게나 잘하는 점이 있으면, 반대로 부족하거나 모자란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이 '그럴 수도 있지 뭐 !!' 하는 수준이 아니...
2009.09.10 View 10060
현직 승무원이 기내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생리대로 기내에서 활용하는 방법 20가지를 직접 만들어 올렸다. ㅎㅎ 그네들은 생리대 같은 물건으로 유머를 해도 ...
2009.09.07 View 17986 Votes 1
집 화장실 세면대가 종종 막힌다. 큰 아이가 세면대에서 빗은 머리카락 때문에 막히기도 하고, 작은 놈이 휴지 등을 풀어 장난쳐 막히기도 한다. 막힌 세면대를 ...
2009.09.04 View 12383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 비록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라도 마음만은 즐거워야 여행이다. 그런데 간혹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인해 x고생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
2009.08.19 View 13366
항공기는 대단히 민감하다. 항공기 자체도 민감하지만 조종하는 조종사나 탑승객 입장에서도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항공기에서 조금만 이상...
2009.07.28 View 14300
미친 항공사가 등장했다. 미국의 Derrie Air 라는 항공사가 필라델피아 신문(Philadelphia Inquirer and Philadelphia Daily News)에 큼지막한 광고 하나를 게재...
2009.07.27 View 11403 Votes 1
엄지족이 뜬다.' 모바일 통신이 발달하면서 음성통신을 위주로 하던 시대에서 문자, 화상통신으로 진화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문자통신을 주로 이용하는 시대, 세...
2009.07.14 View 11175
항공기 안은 좁고 불편하기 마련인데, 편하게 지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단,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10cm 두께의 철판같은 얼굴을 가져야만 한다. ^^;; 동영...
2009.07.04 View 13082
이전 포스팅에서 작은 아이 오줌 참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오줌을 참지 못하는 것은 비단 아이 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6월 25일...
2009.07.04 View 13640 Votes 1
작은 아이를 데리고 어디 갈 때, 신경 쓰이는 것 중의 하나가 화장실 문제다. 이놈은 오줌 마렵지 않다고 했다가 차만 타고 출발하면 오줌 마렵다고 칭얼대기 일...
2009.07.04 View 18522
세상에는 별일이 다 있다. 항공기 비행 중에 뜻하지 않은 승객 때문에 회항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화요일 (6월 30일) 승객 148명을 태우고 샤롯을 출발, 로스...
2009.07.03 View 20786
항공기 연료는 일반 자동차용 기름에 비해 더 특별할까?' '제트 엔진에 사용되는 것이니만큼 일반 기름보다는 더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
2009.07.01 View 9086
영화하면 흔히 헐리웃을 떠 올릴만큼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것이 미국 영화다. 혹자는 우리 영화 섭취 행태가 편식이라 할 만큼 헐리웃에 편중되어 있다고 하지만...
2009.07.01 View 11971
항공기 조종사는 수많은 생명을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 한순간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은 비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래서 항공기 조종사...
2009.06.19 View 13144
미국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개인 교통수단에 대해 유별난 나라 중의 하나다. 최근의 유가 급등은 자동차가 필수품인 미국인들에게는 발을 묶어놓는 결과를 가져온...
2009.06.19 View 14698
뉴욕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동유럽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 의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아버지의 유언(?), 희망을 찾고자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다....
2006.06.20 View 14240 Votes 2
이전 포스트 등에서도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항공 여행 특히 장거리 비행은 결코 만만치 않은 불편함을 가져온다. 우선 가득이나 좁은 좌석 공간도 불편하거니...
2009.06.05 View 11163
세상 어느 곳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항공 여행 중에도 재미(?)있는 일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지상에서 벌어졌다면 그냥 우스개로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도, 3...
2009.05.16 View 12636
항공기 엔진 파워가 어느 정도인 지, 언듯 예상하기 쉽지 않다. 특히 B747 처럼 거대한 항공기에 달려있는 엔진은 그 수가 4개씩이나 되기 때문에 그 힘은 더욱 ...
2009.05.13 View 11643
미국인들에게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는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안겨준 사건이다. 미국이 개국한 역사 이래, 미국 본토가 직접적인 공격을 당했...
2009.05.10 View 11224
Attachment (1)
confusion.jpg
5.0KB / Download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