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적 항공사 경영 위기
우리나라 항공업황은 2000년대 후반 저비용항공시장이 확대되면서 10여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9년 한일 갈등으로 인한 항공수요 감소에 이어 2020년 초반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국적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3월부터는 코로나19 사태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적 항공사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항공업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
발단
2019년 미중 무역분쟁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침체 기미를 보였고 항공기 이용객 증가세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의 갈등, 이후 홍콩 시위,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적 항공사 경영 위기는 극에 달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업황 악화의 직접적 계기는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였다. 일본이 일부 반도체 부품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절차를 엄격히 강화하면서 실질적인 규제를 시행했다. 이후 일본은 한국은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자 일본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감정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으로 일본 안가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본 한국인 방문객 규모가 급락했다. 2019년 8월 이후 연말까지 일본 방문객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고 국적 항공사들 역시 일본 노선 항공편을 크게 감축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
2020년 1월 본격화된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는 한국-중국 간의 항공노선 70% 이상 감축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이 사업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직접적인 충격을 입었으며 대한항공 등 풀서비스 항공사(FSC)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잡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태가 장기화, 글로벌화되면서 2020년 중반 기준 전 세계 항공업계가 거의 파산 직전에 이르렀으며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 됐다.
진행 상황
2019년 사업실적 결과 대한항공만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뿐[1][2] 모든 국적 항공사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 여객이 크게 감소했다. 진에어는 전년 동기 대비 32.8% 급락했으며 에어부산은 26.6%, 아시아나항공 18.7%, 제주항공 18.8%, 대한항공 15.4%, 이스타항공 15.2% 각각 감소했다. 전체적인 국적 항공사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19.3%(383만 명) 감소한 1604만여 명을 기록했다. 국내선은 14.4% 감소했으며 국제선은 23.9% 급락했다.
2월 중순까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던 우리나라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2월 말 감염자가 3천 명에 육박하며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국가가 50여 개국으로 급증했다. 항공사들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를 제외하고는 항공기를 띄울 노선이 사라지는 위기에 처했다.
3월 5일, 일본은 중국, 한국 출발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와 한국인 대상 비자면제 특혜를 중단했다. (발효일 3월 9일 부) 또한 입국 가능 공항을 나리타, 간사이로 한정했다. 14일 격리는 사실상 일본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대한항공 인천-나리타 노선 한 편을 제외하고 국적 항공사 모두 항공기 운항을 중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3월 초 현재 우리나라 국민 혹은 출발자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나라가 100개국을 넘고 일본마저 자국 입국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국제선 항공편수는 코로나 사태 이전 대배 90% 가까이 줄어들며 사실상 하늘길은 완전히 전멸된 상황이 되었다.
3월 8일, 한국항공협회는 국적 항공사의 2월 넷째 주 국제선 운송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국적 항공사들은 6월까지 5조 875억 원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145대 여객기 가운데 100여 대 멈춰 섰으며, 여객 노선 124개 가운데 89개 노선 운휴, 주간 기준 920회 운항횟수는 80% 이상 줄어들었다.[3]
3월 10일 현재 국내 8개 항공사 노선 가운데 80-90% 운항이 중단되었으며 소속 직원도 절반 가량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3월 항공권 환불액이 약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업계에서는 2020년 상반기 중에만 약 6조 원가량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3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대비 95.5%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급 휴직 등을 위해 국가가 지원하고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이 항공사에 따라서는 8월로 종료될 예정이어서 항공사들은 이를 무급 휴직으로 전환하거나 해고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월 2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타항공 매각 무산 참고)
7월 29일, 정부는 180일 기한으로 지원하고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을 3개월 연장 검토에 들어갔다. 대부분 국적 LCC가 3월부터 받기 시작한 고용유지지원금이 8월에 종료되면 무급휴직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일단 당분간 한숨 돌리게 됐다. 8월, 고용노동부는 심의를 열고 지원기간을 180일에서 240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10월까지의 연장기간이 종료된 LCC들은 이후 연말까지 무급휴직 등으로 전환했다.
2020년 사업 결과, 대한항공만 화물사업의 견고함으로 흑자를 기록했을 뿐 다른 국적 항공사들은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흑자 역시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의 지원금 덕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항공사들은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4]
2020년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전세계 항공업계는 다소 기대에 부풀었지만 2021년 들어서도 코로나19 신규 감염 사태는 멈추지 않고 인도, 남미 등에서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였고, 변이 바이러스 등의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들어 국적 항공사들은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기만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무착륙 관광비행 등을 통해 수익원을 찾기 시작했다. 국내선 수요가 어느 정도 살아났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커피 한 잔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김포-제주 항공권이 나타나는 등 항공사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고 20201년 1분기 화물 경쟁력을 가진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5][6][7]
2021년 3월 기준, 국내 LCC는 거의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은 완전자본잠식,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티웨이항공만 유일하게 자본잠식상태가 아니지만 2분기에도 손실 이어지면 자본잠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항공사별 비상경영 대응 진행사항
항공사 | 대응책 | 비고 |
---|---|---|
대한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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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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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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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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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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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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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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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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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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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 |
| |
에어프레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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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국적 항공사 사업실적
항공사 | 2020 | 2021 | ||||||||
---|---|---|---|---|---|---|---|---|---|---|
1Q | 2Q | 3Q | 4Q | TTL | 1Q | 2Q | 3Q | 4Q | TTL | |
대한항공 | -566 | 1,485 | 76 | 1,388 | 2,383 | 1,245 | 1,969 | 3,214 | ||
아시아나항공 | -2,082 | 1,151 | 58 | 243 | -631 | -112 | 949 | 837 | ||
제주항공 | -638 | -843 | -692 | -1,140 | -3,313 | -860 | -708 | -1,568 | ||
진에어 | -313 | -596 | -492 | -446 | -1,847 | -601 | -488 | -1,089 | ||
티웨이항공 | -220 | -485 | -317 | -714 | -1,736 | -449 | -348 | -797 | ||
에어부산 | -385 | -514 | -424 | -564 | -1,887 | -472 | -494 | -967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을 영위하며 경쟁력을 바탕으로 발빠르게 화물사업을 확장하면서 2020년 2분기 이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대한항공은 2분기 이후 2021년 2분기까지 연속 5개 분기 영업흑자라는 기록을 세운 유일한 글로벌 항공사가 됐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거의 사라져 버려 수익(매출)을 확보할 사업이 없다. 일부 화물 사업을 시도했지만 열악한 네트워크, 인프라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며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 3분기(9월) 말 기준 국내 항공사의 부채비율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한항공만 292%로 크게 개선됐을 뿐 아시아나항공 3668%, 제주항공 75878%, 진에어 자본잠식, 티웨이항공 890%, 에어부산 587%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산업 위기에 대한 각국의 지원
각주
- ↑ 대한항공 역시 당기손익에서는 손실을 기록했다.
- ↑ 대한항공, 작년 갖은 악재에도 영업이익 2909억 원 흑자 유지
- ↑ 대한항공, 코로나19 피해 'IMF 비교 안될 정도로 심각하지만 반드시 극복할 것'
- ↑ 대한항공, 지난해 2,383억 원 흑자 ·· 전 세계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
- ↑ 대한항공, 1분기 1천억 영업이익 ·· 4개 분기 연속 흑자
- ↑ 아시아나항공, 예상과 달리 1분기 적자 ·· 886억 영업적자
- ↑ 국내 LCC 모두 1분기 대규모 손실 ·· 매출 82% 폭락도
- ↑ 대한항공, 전 직원 순환휴직 실시 ·· 3~4개월 휴업 효과
국내 직원의 70% 이상 휴업 돌입 - ↑ 대한항공, 자구책 가속화 '조종사 훈련센터' 매각 추진
- ↑ 대한항공, 알짜 기내식 사업 매각한다 ·· 내일 이사회 최종 결정
- ↑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 9906억 매각 계약 체결 ·· 코로나 위기 극복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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