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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업계, 임대료 덫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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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이어 삼익면세점도 철수 결정
중견 면세업체인 삼익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인천공항에서 철수한다.
롯데면세점이 지난 2월 인천공항 1터미널 철수를 결정한 이후 두 번째 사례다.
삼익면세점을 운영하는 삼익악기는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종료한다. 적자로 인천공항과의 임대차 계약을 중도 해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삼익면세점은 1터미널에서 234평방미터(약 70평) 규모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매년 늘어나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롯데와 삼익, 이 두 면세점의 철수는 결정적으로 임대료 지불 방식과 관련이 있다. 통상 건물, 주택 임대료 등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지만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임대료 방식 가운데는 임대차 계약 초반에는 적은 임대료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방식이 있다.
롯데와 삼익면세점이 바로 이런 방식의 임대차 계약, 임대료 지불 방식이다. 이런 지불 방식은 미래 영업 전망이 긍정적일 경우에는 초반의 비용 부담을 더는 장점이 있지만 예상 영업 전망이 늘어나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 바로 적자로 이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롯데의 경우 1기 사업기간인 2001년에서 2008년 사이에 지불한 임대료는 4845억 원이었지만 2008년부터 2015년까지 2기 기간 동안에는 2조 6억 원을 지불했다. 그리고 3기인 2020년까지는 총 임대료가 4조 1412억 원이다. 2015년·2016년에는 각각 약 5천억 원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7500억 원대로 뛰었고 올해부터는 1조 원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해야 했다.
중국 관광객 등 영업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런 임대료 지불 방식을 선택했지만 사드 보복 등 예상 영업전망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결국 수천억 원대의 위약금을 부담해서라도 철수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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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삼익면세점
삼익면세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사드 보복 등으로 매년 매출액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년 증가하는 임대료 지불 방식은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해 약 90억 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 1분기 적자 상황에서 임대료마저 두배 이상 올라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임대료 인하를 둘러싸고 인천공항 측과 갈등을 벌였던 삼익면세점은 결국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안을 제일 먼저 받아들이고 철수를 결정했다. 임대료가 인하된 만큼 위약금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었다. 위약금은 약 71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와 삼익 모두 공항 면세점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미 2터미널 면세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삼익 역시 재입찰 시 적용되는 조기 철수에 따른 패널티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를 조정해 재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