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정비인력, 국토부 권고 대비 2/3 수준에 불과
- 국토부 기준은 현장 운항 정비인력을 언급하지만, 제주항공은 사무실 인력 포함
- 다른 국내 LCC 역시 권고 기준에 미달, 에어서울은 1/3 수준 열악
국내 저비용항공사 정비 인력이 국토부 권고 기준 대비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LCC 정비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항공기 1대 당 정비 인력은 국토부 권고기준인 12명에 많이 부족한 7.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사고(제주항공 2216편 사고) 발생 직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언론에 밝힌 내용과 상반되는 수치다.
당시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제주항공의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2019년 정비사 숫자가 540명으로 대당 12.6명이었으며 지금은 항공기 41대 기준으로 522명, 대당 12.7명이 됐다"며 국토부 권고 기준을 부합한다는 의미로 답변한 바 있다.
김은혜 의원은 "제주항공이 주장하는 정비사 숫자는 실제 항공기 정비 인력이 아닌 사무실 근무 인력 등 모든 인원을 포함한 수치로 추정된다"며 국토부 고시 상의 산출기준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토부가 고시한 '항공기 등록에 필요한 정비 인력 산출기준'에 따르면 정비 인력은 실제 항공기 정비 현장에 종사하는 인력을 기준으로 하며 사무실이나 공장 정비 인력 등은 제외하고 있다.
14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출석한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는 "국토부 지난해 고시에 따라서 운항 정비 인력은 그 기준으로 고시가 됐다"며 "항공사마다 운항 정비 외에 다른 인력이, 중정비 인력이 따로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항공정비사 부족은 제주항공 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LCC 정비 인력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에어로케이는 8.3명, 진에어·이스타항공은 8.1명이었으며 티웨이항공 8명, 에어부산 6.6명, 에어인천은 6명에 불과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에어서울로 운항정비사는 29명으로 항공기 한 대당 운항 정비사 인력은 4.8명에 불과했다.
구분 | 제주항공 | 진에어 | 티웨이항공 | 에어부산 | 이스타항공 | 에어서울 | 에어로케이 | 에어인천 |
---|---|---|---|---|---|---|---|---|
운항 정비사 | 309 | 251 | 305 | 140 | 122 | 29 | 50 | 24 |
대당 인원 | 7.5 | 8.1 | 8.0 | 6.6 | 8.1 | 4.8 | 8.3 | 6.0 |
사고 이후 제주항공 정비사였던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블라인드 등 SNS를 통해 "제주항공의 정비사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며 제주항공 내부에서 "코로나19 이후 숙련된 정비사들은 회사를 떠났고 이에 안전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주항공은 밤낮 없이 항공기를 운영하며 정비하는 회사로 유명했다"며 "정비비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갖춰진 시설 없이 중장비 작업을 램프에서 수행하며 12~14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 없이 과도한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용이 드는 인력 충원과 처우 문제는 여전히 묵살됐다.. 대표이사와 인사팀, 정비 본부는 정비사의 요구를 불만으로 치부했다"고 덧붙였다.
인력 부족은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고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비사의 피로 누적을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위에 정비사는 제외되어 있다. 항공안전법은 피로위험관리시스템(FRMS)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나 관리 대상은 운항승무원(조종사)과 객실승무원으로 한정돼 있다.
항공기 안전운항에 직접적으로 관여되는 운항·객실승무원 뿐만 아니라 항공종사자에 해당하는 정비사와 운항관리사 등에 대한 피로관리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