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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차와 퍼스트클래스, 그리고 에티켓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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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며칠 전 중국 항공사들이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항공소식 중국 항공사들, 퍼스트클래스 없애기 시작했다. (2014/09/02)

알고 보니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따른 수요 감소를 의식해서다.

퍼스트클래스 (First Class)... 항공편 이용 시 어지간한 사람은 감히 시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요금이 비싸다. 그래서 보통은 대기업체 사장급 간부들이나 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클래스가 바로 퍼스트 클래스다.

미주나 유럽행 항공편 퍼스트클래스 요금은 보통 천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할 정도로 고가인데, 그럼 언제부터 이런 퍼스트클래스, 이코노미라고 하는 등급 구분이 생긴걸까?

 


미국 서부개척시대 교통수단, 역마차(Stagecoach)

 

먼저 퍼스트, 이코노미 같은 클래스 등급이 생기게 된 유래를 알아보는 게 좋겠다. 현재 항공업계에서 운용되고 있는 퍼스트(First), 비즈니스(Business), 이코노미(Economy or Coach) 같은 등급(Class)은 미국 서부개척시대 역마차(Stagecoach)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게 정설처럼 되어 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대표적인 마차 브랜드 콩코드(Concord)를 생산한 업체는 Abbot-Downing Company 로, 1827년 첫 생산 이래 1919년까지 40 여개의 다양한 모델을 생산했을 정도로 유서가 깊었으며 한 때 300명 이상의 종업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생산했던 콩코드(Concord) 역마차는 9인 혹은 12인승이었는데, 승객이 그 보다 많을 때는 역마차 지붕에 올라 앉기도 했다. 좌석은 매우 좁아 폭이 불과 15인치(38센티미터)로 현재 보통 항공기의 폭 17-18인치(43-46센티미터)보다 훨씬 좁았고 보통 시간 당 13킬로미터 정도 속도로 운행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부터다. 당시 역마차(Stagecoach)는 클래스를 구분해 First Class, Second Class, Third Class 로 운영했다. 요금(Fare)이 각기 달랐던 만큼 여행(이동) 중에 받을 수 있는 대접(서비스) 역시 달랐다.

당시 공지됐던 링컨 - 뉴햄프셔 60킬로미터 구간 요금표와 조건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1st Class : $7 , 이동 내내 앉아 갑니다.
  • 2nd Class : 이동 도중 걸을 수도 있습니다.
  • 3rd Class : 언덕에서는 마차를 밀어야 합니다.

 

 

7달러를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약 100~120달러 정도로 60킬로미터 이동하는데 결코 적지 않은 요금이었다. 2nd, 3rd Class 요금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으나 1st 요금 보다는 저렴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1st Class 승객이라고 해서 요즘 항공편 좌석처럼 따로 구분된 좌석을 이용했던 것은 아니다. 같은 형태의 좌석을 이용하되, 이동하는 중에도 마차에서 내리지 않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는 점만 달랐을 뿐이다. 반면 2nd Class 승객은 여차하면 마차에서 내려서 걸어야 했으며, 3rd Class 승객은 마차 바퀴가 진흙 구덩이에 빠지거나 언덕을 만나면 마차를 밀기까지 했어야 했다.

어찌보면 당시 3rd Class 승객은 요즘 저비용항공사(LCC) 이용객들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 건 아닌가 싶다. 승객 스스로 탑승권도 알아서 출력해 와야 하고, 짐도 요금을 따로 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역마차(Stagecoach)라는 것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이용해야 하는 교통수단이었던 만큼 운전수(마부)와 승객, 그리고 승객들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에티켓이 공식적으로 존재했다.

 

  • 운전수(마부)가 내리라고 하면 내리세요. 불만갖지 말고..
  • 술은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만, 마시려면 조금씩 나눠 마십니다. 취해서 다른 이에게 불편끼치지 않으려면..
  • 안에서는 매운 파이프 담배 피우지 마세요.
  • 버펄로 가운은 제공됩니다만, 욕심부리면 운전수 옆에 앉게 될 겁니다.
  •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담요 적어도 두 장은 준비하세요. 분명히 필요할 겁니다.
  • 잠자면서 뒤척여 옆사람 불편하게 하지 마세요.
  • 마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총기를 사용하지 마세요. 말이 놀랍니다.
  • 말(역마차)이 달릴 때는 자리에 가만히 계세요. 그렇지 않으면 십중팔구 다칩니다.
  • 여성이 타고 있다면 도둑이나 강도 이야기 같이 민감한 화제는 꺼내지 마세요.
  • 종교나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 출발하기 전에 머리에 기름 바르지 마세요. 먼지가 쌓입니다.
  •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먼지나 햇빛을 막아야 할테니..
  • 다음 역까지 얼마나 남았는 지 묻지 마세요.
  • 음식에 불만 갖지 마세요.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의 것입니다.
  • 약간의 글리세린 준비하세요. 튼 손에 좋습니다.
  • 소풍 가는 것으로 착각하지 마세요. 불편하고 시끄러운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 실망스럽거나 불만이 있더라도 하늘에 감사하세요. ^^

 

'실망스럽거나 불만이 있더라도 하늘에 감사하세요 (If you are disappointed, thank heaven !)' 라는 문구에서 당시의 청교도적인 가치관과 함께 열악했던 교통수단 상황이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볼 때는 다소 우스꽝스런 내용도 있으나 좁은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불편하지 않게 이용한다는 측면에서는 현재의 에티켓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콩코드(Concord) 역마차

 

서부개척시대 교통수단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역마차도 1910년대 (동력)엔진을 이용한 교통수단,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당시 사용되었던 '마차(Coach)'라는 명칭은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Coach)'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항공편 클래스 중 '대중적'인 일반석을 미국에서는 Coach Class 라고 부르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항공분야에서는 클래스 구분없이 운영되다가 1957년 영국의 Bristol 사가 30명 이상 탑승 가능한 항공기(Bristol 175 Britannia)를 만들어내면서 퍼스트클래스가 따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20년이 지난 1976년, KLM이  Full Fare 와 Discount Fare 를 구분하면서 Full Fare 지불 승객에게는 퍼스트클래스 바로 뒤 공간, 즉 일반석(이코노미) 제일 앞 공간을 배정했으며 이어서 1978년 에어캐나다, 유나이티드, TWA 등이 앞다투어 도입하면서 퍼스트, 이코노미 클래스와 함께 현재와 같이 두 개의 클래스 컨셉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1978년 영국의 British Caledonian이라는 항공사는 퍼스트와 이코노미 클래스 중간 단계의 Executive Cabin을 도입했다. 이것이 사상 최초의 비즈니스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팬암이 클리퍼 클래스를 도입하면서 3개의 클래스 개념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불리는 비즈니스클래스(Business Class)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항공사는 1979년 호주 콴타스(Qantas)로 그 이후 현재 항공업계에서 통용되는 명칭으로 정착되었다.

 

마차에서 내려서 눈, 비 맞아가며 마차를 밀기까지 했던 미국 서부개척시대 역마차 3rd Class 승객에 비하면, 요즘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는 좌석과 음식 차이를 제외하고는 상위 클래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새삼 감사(?)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

 

< 참고 자료 >
https://genealogytrails.com/main/stagecoaches.html
https://americanhistory.about.com/library/weekly/aa120501a.htm
https://etiquipedia.blogspot.kr/2013/12/stagecoach-etiquette-in-1800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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