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우려를 보란 듯이 벗어던지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항공기종이 있다.
최근 경쟁사인 보잉이 야심차게 내 놓은 B787 드림라이너가 나이트메어라이너로 추락할 지도 모르는 위기와 비교가 되는,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비행에 들어간 초대형 항공기 A380 기종이다.
복층 구조로 최대 8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항공기를 에어버스가 개발한다고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과연 그만한 크기의 초대형 항공기가 필요한지, 그리고 상용 비행기로서 성공할 수 있을 지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항공사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인기 기종으로 자리매김해, 이미 123기 (2013년 12월 기준) 가 현역으로 하늘을 날고 있고 우리나라 대한항공도 총 10대 주문 중 8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A380 의 가장 큰 특징은 어마어마한 크기에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최대 크기를 자랑했던 B747 점보도 그 옆에 서면 크기로서는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다 보니 장착된 좌석 수도 엄청나다. 일반석으로만 채우면 853석까지 가능하며 통상 3개의 클래스로 운영한다고 해도 최대 약 525석까지 장착할 수 있다.
민간 여객기의 좌석 배열은 주문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장착 좌석 수는 물론이거니와 기내 인테리어도 각 항공사 저마다의 영업 전략이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가 좋네, 나쁘네 해도 그건 항공사의 마케팅일 뿐..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심없다. 어떤 항공사의 A380 이 편하고 안락하게 여행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할 뿐이다.
여행, 특히 A380 기종처럼 대형 기종은 대개 장거리를 운항하는데,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함과 안락감을 결정짓는 것은 좌석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좌석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항공상식 좌석 간격 (Pitch) 에 따라 편안함 달라져(항공사별 현황)
< 항공사별 A380 기종 일반석 좌석 크기와 총 좌석 수 >
대한항공 일반석이 가장 넓고 편안해...
현재 A380 기종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의 객관적인 수치 데이타만 놓고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한항공 A380 일반석이 가장 편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좌석 앞뒤 간격인 피치(Pitch)는 33-34인치로 가장 크고 좌석 폭도 18인치로 넓은 편에 속한다. 에어프랑스나 싱가포르항공 피치는 32인치로 대한항공에 비해 다소 좁으나 폭은 19인치로 오히려 1인치 넓다.
대한항공의 경우 피치(앞뒤 좌석 간격)가 커진 만큼 항공기 전체 장착된 좌석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A380 기종을 운영하는 항공사 중 가장 적은 좌석수인 407석을 장착해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A380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으나 올해 2대를 들여올 계획으로 알려진 일반석 좌석 피치는 33인치로 대한항공보다는 다소 좁은 편이다. 따라서 전체 장착된 좌석수는 대한항공보다 88석 더 많은 495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제일 불편하고 좁겠다 싶은 항공사는 영국항공과 루프트한자다. 각각 피치는 31인치이고 폭도 17인치 정도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서구인들이 아시아인보다 체구가 큰편인데 좌석크기와 간격이 더 좁은 것은 영업, 기재 운용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항공사들이 A380 기종을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고급 최첨단 항공기재로 활용하려고 하는 반면 서구 항공사들은 그 덩치에 걸맞게 대량 수송이라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지 않은가 싶다.
참고로 퍼스트나 비즈니스 클래스의 안락감, 편안함 정도는 객관적인 수치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워,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러분이 경험한 A380 항공기 중에는 어느 항공사의 (일반석) 것이 가장 편안하고 안락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