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들은 최근 장거리 노선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최장거리 노선으로 알려진 호주 콴타스의 시드니(호주)-달라스(미국) 노선으로 13,790킬로미터 거리에 비행시간만 16시간이 넘게 걸린다.
거기에 도전장을 내민 항공사는 에미레이트항공로 두바이-파나마시티를 연결하는 13,821킬로미터 노선을 내년 2월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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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다시 여기에 인도항공(Air India)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항공은 현재 벵갈룰루(인도)-샌프란시스코(미국)을 연결하는 1만 4천킬로미터 노선 개설을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행시간만 18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초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된다.
그럼 지금까지 상용항공기(Commercial Aircraft) 중에 가장 멀리, 오래 비행했던 항공편은 무엇일까?
장거리 노선, 비행편 기록은 지리적 위치에 걸맞게 호주 콴타스 항공이 가지고 있다. 콴타스항공은 1989년 미국 보잉으로부터 B747-400 항공기를 처음 도입하면서 뭔가 특별한 게 필요했다.
최장거리 비행의 주인공, 콴타스 B747-400(VH-OJA)
콴타스항공은 보잉 공장이 위치한 미국 시애틀에서 영국 런던으로 비행한 후, 런던에서 시드니까지 비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콴타스항공에게는 장거리 대형 항공기종인 B747 기종을 처음 도입하면서 기종 특성을 고려한 항공기 성능 홍보는 물론 다분히 기록을 의식한 이벤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1989년 8월 11일,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출발한 콴타스항공 소속 B747 항공기는 18,001킬로미터의 거리를 20시간 9분 5초 비행 끝에 호주 시드니공항에 무사히 도착해 지금(2015년 현재)까지도 최장거리 논스톱 상용비행편으로 기록되고 있다.
- 항공사 : 콴타스항공(QF)
- 기종 : B747 (등록번호: VH-OJA)
- 비행구간 : 런던(영국) - 시드니(호주)
- 비행일자 : 1989년 8월 11일
- 비행시간 : 20시간 9분 5초
- 비행거리 : 18,001킬로미터 (9,720노티컬마일)
이때 비행했던 B747 항공기(VH-OJA)는 그로부터 25년 여 기간 동안 13,833회 비행을 하면서 약 410만명 승객을 수송했다. 비행했던 거리만 8,500만 킬로미터로 지구에서 달까지 110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그리고 City of Canberra 로 이름 붙혀진 이 비행기(VH-OJA)는 올해(2015년) 3월 8일 비행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물러나 현재 HARS(Historical Aircraft Restoration Society) 박물관에 보관, 전시되어 있다.
VH-OJA 항공기 마지막 비행, 착륙 장면
그럼 이 비행편이 최장거리 비행편이었을까? 상용 항공편이라는 조건을 제외하고 테스트 비행까지 포함하면 더 멀리, 오래 날았던 비행편이 있다.
2005년 11월 10일, 월드라이너(Worldliner)라 불리는 B777-200LR 항공기가 자그마치 21,602킬로미터(11,664노티컬마일)을 비행했다. 비행시간만 22시간 42분 걸린 이 비행은 콴타스항공 최장거리 비행보다 거리로는 무려 3천6백킬로미터, 시간으로는 2시간 30분 더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물론 상용 항공편이 아닌 보잉 기술자들과 관계사, 언론인들이 탑승한 테스트 비행이었다.
보잉의 B777-200LR(월드라이너)
이 비행은 홍콩-런던 구간을 서쪽 방향(9,641킬로미터)이 아닌 동쪽 방향으로 더 멀리 비행하면서 B777-200LR 항공기종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그 목적을 달성했다. 내년 2월 에미레이트항공이 두바이-파나마시티에 투입할 기종 역시 바로 이 B777-200LR 이다.
항공기술이 발달하면 할 수록 인간이 도달할 곳은 더 넓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일일 생활권이라는 말이 나왔듯, 항공기가 조금 더 빨리, 더 멀리 날게 된다면 머지않아 전세계 역시 일일 생활권에 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