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승무원은 서비스가 주 임무다?
아니다. 항공기 승무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는 일이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한 항공기 승무원 안전 훈련을 통해 안전 전문가를 양성한다. 다시 말해 항공 이용객들은 항공기 운항 중에는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야 최대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상 사고 등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승무원의 지시라는 것이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만 전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승객들은 스스로 미리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최소한의 것들이 있다.
며칠 전 일본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에서는 항공기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이용해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항공소식 JAL, 홋카이도공항 이륙 전 엔진 화재로 비상탈출(2016/2/24)
16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무사히 탈출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는 탈출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그랬을까? 항공기 비상탈출은 미끄럼 형태의 슬라이드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위험할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하지만 B737 항공기 출입구와 지상의 높이 차이는 약 3미터로 높이에 대한 무서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미끄럼틀(슬라이드) 역시 자신있게 뛰어 내리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몸이 움츠러들게 되고 정상적으로 미끄러져 내려가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이때 부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항공기 출발 전에는 항상 안전 데모를 보여주고 읽어보라는 안내가 나가지만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승객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거나 설마 하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항공기에서 비상탈출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기본적인 사항은 알아두어야 한다.
1. 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올 때는 자세를 갖추고 자신있게
두팔을 앞으로 뻗거나 가슴에 모으고 다리를 쭉 뻗어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주저함이나 엉성한 자세는 부상을 유발하기 쉽다.
2. 수하물(짐)은 그냥 내 버려두고 몸만 탈출해야 한다.
대부분 기내 짐(수하물)은 선반에 둔다. 비상탈출 상황에서 이 짐을 찾으려 통로를 막아 버리면 탈출하는 사람과 뒤엉키면서 탈출을 지체하게 만든다. 또한 가방을 들고 함께 뛰어 내리면서 자신이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집어 던져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발생하는 실제 상황에서는 비상탈출 시에 가방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항공기는 화재에 매우 취약한 재질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공기 개발, 제작 안전 규정에는 탑승한 전 승객이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항공기를 설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항공상식 항공기, 몇 분 안에 탈출해야 살 수 있어?)
반대로 말하면 승객들 역시 9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승객이 탈출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내 가방 챙기려는 이기심은 다른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하이힐이나 날카로운 구두 등은 벗고 탈출해야 한다.
비상탈출 슬라이드에서 하이힐에 걸려 고꾸라져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슬라이드에 상처를 내 슬라이드를 사용불능 상태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의 탈출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착지 후에는 재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끄럼 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할 때는 한 사람, 한 사람 즐기듯이 여유있게 탈출해서는 안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탈출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사람들이 쏟아져 내린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연달아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간다. 따라서 착지 후에 재빨리 자리를 피해주지 않으면 뒷 사람과 부딪혀 부상을 입게 된다.
항공기 탈출에 있어서 신속함은 생명을 좌우하며,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정확히 알고 행동하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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