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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없는 유령 비행기 - Use it or Lose it

마래바2018.06.04 07:13조회 수 68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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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객 없는 유령 비행편.. 한두 편도 아닌 지속적으로 빈 비행기 운행시킨 이유는?

    • 항공사 영업 재산권 성격이 짙은 슬롯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

    • IATA, 슬롯 권리에도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 원칙

    2006년 10월, 런던 히드로공항과 사우스웨일즈 카디프공항 구간을 BMed(British Mediterranean Airways) 소속 비행기가 날고 있다.

    하지만 승객 124명을 태울 수 있는 이 비행기에는 승객은 단 한 명도 없는 텅 빈 상태였다.

    도대체 이 비행기는 왜 날고 있었던 것일까? 정비를 위한 이동? 아니면 다른 공항으로 이동해 승객을 태우기 위한 비행이었을까? 그도 저도 아니었다. 이 비행기는 한두 번도 아니고 일주일에 6일 같은 시간에 같은 구간을 비행했다. 승객 없는 이 비행편은 몇 달간 지속되었다.

    환경 운동가들은 이 비행편에 대해 엄청난 비난을 쏟아부었다. 승객도 태우지 않고 서울에서 대구 정도의 왕복 약 280마일 짧은 거리 비행에 5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댔다고 주장했다.

     

    ghost_flight.jpg
    승객 없는 유령 비행편?

     

    이에 대해 BMed '정상적인 상황(비행)은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닌 일시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BMed는 이런 빈 항공기 비행편에 약 2백만 파운드(약 30억 원)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소비했다. 승객을 태우지 않고 빈 비행기로 띄우면서 말이다.

    BMed의 이 승객 없는 유령 비행편은 런던-타슈켄트 운행이 중단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런던 히드로공항은 수많은 항공편이 분 단위로 촘촘히 이착륙하는 복잡한 교통량 때문에 새로운 항공편 취항이 매우 어렵다. 소위 말하는 새로운 슬롯(Slot) 확보가 매우 어려운 공항 중의 하나가 히드로공항이다.

    오죽하면 영국항공(British Airways)가 bmi항공 인수한 이유가 런던에서 bmi가 가진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항공소식] EC, 영국항공(BA)의 bmi 항공 인수 승인(2012/4/3)

     

    8.6 USE IT OR LOSE IT RULE

    8.6.1 Historic precedence is only granted for a series of slots if the airline can demonstrate to the satisfaction of the coordinator that the series was operated at least 80% of the time during the period allocated in the previous equivalent season.

    8.6.2 Coordinators should provide timely feedback to airlines about flights at risk of failing to meet the minimum 80% usage requirement during the season to allow the airline to take appropriate action.

    IATA <Worldwide Slot Guidelines>

     

    슬롯은 항공사에게는 일종의 자산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슬롯을 팔고 사거나 혹은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BMed 타슈켄트 항공편이 중단되니 다른 항공사들이 비어있는 슬롯에 눈독을 들였다.

    그러나 항공편이 중단되어 슬롯이 비었다 해도 곧바로 다른 항공사가 그 슬롯을 차지할 수는 없었다. 슬롯 운영 기준(원칙) 때문이다.

    전 세계 공항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IATA의 "Use it or Lose it" 원칙을 슬롯 운영의 기본 제1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슬롯 80% 사용이라는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즉 항공사는 할당된 슬롯의 80% 이상만 사용하면 슬롯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할당받은 슬롯 운용 의무에도 불구하고 한 시즌(동계, 하계 스케줄) 할당된 슬롯의 80%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경우에 대해서만 슬롯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BMed로서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소중한 자산인 슬롯을 그냥 방치했다가 상실할 것이냐 비용을 들여서라도 항공기를 운행시켜 슬롯을 유지할 것인가였다. 결국 BMed는 런던 히드로공항 다음 시즌 슬롯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BMed는 가장 근거리 공항인 카디프(Cardiff)로 일주일에 여섯 번씩 빈 비행기를 운행시킨 것이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열 LCC진에어, 에어서울에게 슬롯을 부당으로 지원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서로 주고받은 슬롯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사용하지 않았고 반대로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사용하는 식으로 좋은 시간대 슬롯을 편법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슬롯은 항공사 영업 재산권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전 세계가 준용하는 기준·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대로 비난해서는 곤란하다. 글로벌 기준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보완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슬롯 운용이 담보 되어야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 원칙은 공항 항공편 슬롯 권리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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