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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임 허가제는 시장 경쟁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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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값싼 항공권 사라지게, 나쁜 풍선효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현재 신고제로 되어 있는 항공운임 변경 절차를 '인가제'로 전환하는 항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항공소식 항공운임 변경 인가제 전환 개정안 발의(2017/8/11)
20일 동안만 고시하면 자유롭게 운임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가 마음대로 운임을 결정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일반 항공사(FSC)들도 국내 항공운임을 인상한 바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항공기 외 대체 교통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항공운임은 도민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 때문에 제주 지역으로부터 강한 반발이 있었으며 이번 개정안 발의 역시 제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주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운임 자율성 제한은 값싼 항공권 사라지게 만든다
가장 큰 우려는 국회의원들이 시장경쟁과 저비용항공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격을 통제하면 자유로운 경쟁은 어려워진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는 정상 운임과는 상관없이 파격적인 할인, 값싼 요금으로 경쟁하는데 기본 운임을 제한해 놓으며 값싼 운임을 내놓기 더욱 어려워진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 상황과는 다른 배경에서 나온 말이지만 항공운임 역시 상한선(정상 운임)을 그어 놓으면 골(값싼 운임)이 깊어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이해를 돕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값싼 운임 만으로 장사를 해서 이익을 남길 수가 없다. 상대적으로 비싼 운임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값싼 운임을 제공하지는 못하며 임박해 구입하거나 성수기 등에는 비싸게 판매할 수 있어야 그렇지 않은 시기에 더욱 싼 항공권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운임이 다른 외국 LCC처럼 파격적이지 못한 이유가 있다. 과도한 제한 때문이다. 운임에 따른 환불 불가 정책, 수수료 제도 등을 정부 당국이 막았다. 값싼 운임은 보험 성격이 강한 것인데 이걸 이해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값싼 운임을 내놓기 힘들다. 환불도 FSC처럼 해 줘야 하고 서비스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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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한은 최소화하고, 운임은 시장 경쟁에 맡겨야
항공운임 인상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제한으로 불가능해진다면 항공사가 그다음 취할 방법은 무엇일까? 저렴한 항공권 판매량을 줄일 것이다. 이는 불 보듯 뻔히 볼 수 있는 예상이다. 일부 소비자 단체는 지금도 저비용항공사 운임이 일반 항공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어이없는 주장을 하곤 하는데 앞으로는 정말 현실화될 것이다. 또한 정말 파격적일 만큼 값싼 항공권이 사라진 진짜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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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항공업계 자체적인 자구 노력과 비용 절감이 필요한 것이지만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값싼 항공권을 없애는 방법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등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은 희미해지고 비슷한 운임을 제공하는 담합 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가격 결정은 시장의 역할에 맡겨야 한다. 과도한 제한은 시장의 위축을 가져오고 가격 변동력을 떨어뜨리며 시장의 다양성을 해치게 된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나 이런 제한이 과도하게 되면 값싼 항공권은 사라지고 누구나 적당히 비싼 항공권만 구입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물론 이를 견디지 못한 항공사들은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정부나 당국의 역할은 시장의 큰 흐름과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단편적인 현상에 매몰되면 그로 인한 (나쁘거나 좋거나) 풍선효과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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