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칼, 사옥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며 현금 2600억 확보
- "자금 흐름에 따른 현금 확보" vs "아시아나 합병 무산 플랜B"
며칠 전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진칼이 서소문 사옥 건물과 토지를 매각했다.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2642억 원에 매각하며 그 배경으로 유동성 확보를 사유로 설명했다.
원래 해당 서소문 건물은 역사적으로 대한항공 빌딩으로 1997년 본사를 김포공항 인근으로 옮기기 전까지 1984년부터 대한항공이 사용했었다. 이후 2013년 한진칼이 인적분할을 하면서 해당 건물은 한진칼의 소유가 됐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일부 부서가 잔류하면서 한진칼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건물의 약 80%를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한진칼이 해당 건물을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지만 당장 돈이 급한 것은 아니다. 부채비율은 33%에 불과하고 보유 현금도 1648억 원일 정도로 재무상황은 안정적이다.
물론 올해와 내년초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1040억 원)를 정산하고 나면 보유 현금 감소를 대비한 것이라는추측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이 사옥을 매각하면서까지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배경에 또 다른 것이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실패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기도 한다.
현재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에 기다리고 있는 최종 합병 승인은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심사 결과 발표는 수차례 연기되며 이달 혹은 다음달로 미뤄진 상태다. 미국 역시 지난해 11월 승인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고, 합병이 진행될 경우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 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블랜B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물론 산업은행도 합병 성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종합, 유추해 볼 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불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슬롯과 노선권을 다 떼어주고 나서의 양사 합병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합병 후 자칫 예상 대비 쪼그라든 사업 규모로 인해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바보가 아닌 이상 뭔가 대비를 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출구 없는 전략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위험한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한진칼의 사옥 매각을 플랜B의 일환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합병이 불발될 경우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대한 지배력과 경영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이 양사 합병을 위해 자사에 투자한 약 8000억 원(유상증자 5000억 원, 교환사채 3000억 원)에 대한 부담이 현실화된다. 산업은행이 투자로 확보한 10.58% 지분은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옥 매각 대금 2600억 원과 유상증자 자금 등을 통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고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지주사 입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 3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중 한 때 3천%대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482%로 나아지기도 했지만 지난 1분기 다시 1671%로 악화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815%)보다 대폭 악화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력 회생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화물 사업 등으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나름 선방했고, 이제 항공교통이 정상화되고 해외여행이 크게 늘면서 영업환경도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때까지 자회사로 운영한 후 새로운 주인을 찾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플랜B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진칼이 미국 자회사 '와이키키리조트 호텔'을 매각했다네요 매각 대금 1465억 원
서소문 사옥 매각에 이어 호텔 매각으로 약 4100억 원 현금을 확보하게 됐네요.. 아시아나 통합 대비일까 아니면 무산 시 사용할 자금일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