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 무게 측정 목적을 연료 절감이라 왜곡
- 상당수 언론, 흥미 위주의 자극적 제목과 내용으로 신뢰도 하락
원래 그렇다지만 언론이라는 것들의 행태가 아쉽다.
일부 언론들은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이다. 정확하지도 않고 신속하지도 않다. 그저 분위기에 편승한 보도가 전부다시피 한다.
요 며칠 언론에서 제기되는 항공 관련 소식 가운데 상당수가 "승객 몸무게", "대한항공"라는 주제다.
"항공기 탑승하기 전에 승객 몸무게를 잰단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원하지 않으면 응하지 않아도 된대" 이런 내용을 테마로 언론 제목을 차지하고 있다.
마치 세상에 어떤 곳도 시행한 적이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계획하는 것처럼 호들갑이다. 자극적인 것을 쫒는 곳이 언론이라는 말처럼 내세우는 기사 제목은 "손님, 몇 kg이죠?" 등 흥미 위주 표현이 대부분이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승객 중량 측정의 목적이 '연료 절감'이라고 전한다. 물론 항공기 중량과 탑재물, 승객 등의 정확한 무게 산정이 연료 절감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본연의 목적이 아닌 부수적인 효과다.
무게 측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안전이다. 정확한 무게 측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륙 시 파워가 모자랄 수도, 남아돌 수도 있다. 또한 비행 중 연료가 과다 소모되어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정확한 무게 측정·산정은 안전을 위해서다. 연료 절감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소스가 어딘지 알 수 없는) '통상 1% 연료를 추가로 싣고 다닌다', '이를 절약하면 10억 달러, 1조 4천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둥 알 수 없는 데이터를 들이대며 신빙성 아닌 신빙성을 주장한다. 그 주체가 누구인지도 불확실하다. 대한항공이 그렇다는 얘기인지, 미국 항공업계가 그렇다는 것인지 말이다.
인터넷,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느 것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자료의 정확한 검증 없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 기자가 상당수다. 심지어는 다른 언론 기사를 그대로 가져다 베끼는 타이피스트도 '기자' 노릇을 하고 있다.
더 질이 나쁜 것은 그 엉터리 기사 안에 슬며시 데이터와 팩트(사실) 일부를 끼워 넣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팩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며 비판한다. 무엇을 위해서? 자기를 위해서다. 기자라는 샐러리맨은 조직을 위해, 그 조직은 성과와 이득, 돈을 위해 하나처럼 묶인 괴물같다.
올해 초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역시 승객 무게를 측정했다. 국가 항공정책 상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정해진 규정이다. 기자라는 사람들이 이를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승객 무게를 측정한다고 하면 다른 항공사는 어땠는지, 그리고 규정과 지침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런 것을 하는 지에 대해 조사하고 검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재미없는 기사가 된다. 안전 목적으로 항공 규정상 이행해야 하는 절차 중 하나이니 자극적인 내용을 첨가하지 않으면 팩트 전달에 그치는 무미건조한 기사가 될 수밖에 없다.
'기자(記者)', 사실을 기록하는 사람이다. 주장과 의지를 담을 수는 있다. 하지만 최대한 사실에 근접해야 하고 본래의 목적을 왜곡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난 40kg 밖에 안되니 항공요금 깎아 주세요"
이런 반응(기사 댓글)이 왜 나왔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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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위키 승객 표준 중량
항공정보 국토교통부 고시 제2018-317호 항공기 중량 및 평형 관리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