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부터 드디어 미국에서 아이패드(iPAD) 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추종자(?) 뿐만 아니라, 관련 부문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폰 이후 학수고대하던 제품이기에 미국에서는 며칠 전부터 판매소 앞에서 밤을 새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iPAD를 받아들고 기뻐하는 사람들..
아이폰(iPhone) 이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차기에 내 놓을 작품이 어떤 것인지 기대하며 기다렸던 것은 단지 소비자 뿐만이 아니었다. 일찍이 아이폰 신드롬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비누거품처럼 번지며 새로운 파생 산업을 만들어 냈기에 차기 작품이 가져올 파급력을 기대했던 관련 업계 또한 목 놓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으로도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잘 만들어진 제품임에 틀림없다. (애플이 보여주는 폐쇄성이나 고집에는 두손 두발 다 들 정도지만..) 일부 얼리어댑터들만 사용할 정도로 다루기 어렵던 기존의 스마트폰과는 달리 초보자도 사용하는데 부담없을 정도여서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애플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는 제품이다. 이런 애플이 명운을 걸고 만들어 낸 제품이 아이패드(iPAD)다.
다른 블로그나 기사들을 통해 아이패드(iPAD)의 장점과 미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서까지 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아이패드(iPAD)를 통해 항공업계에도 자그마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보고자 한다.
요즘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저비용항공의 연착륙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부산에어, 이스타항공이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을 이끌어가고 있다. 출범 이후 몇년 간 국내선 운항에 치중했던 저비용항공이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선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비록 초반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적응은 비교적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가격과 수익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의 선두격인 제주항공 조차 작년에 33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매출액 900억(878억) 원도 안되는 상태에서 적자 규모가 300억 원이 넘는다는 것은 대단히 좋지 않은 징후다.
적자 규모보다 더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 수익 대부분이 항공권 운임에만 매달려 있다는 점이다. 저비용항공 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해 항공운임 수준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현재 4개 저비용항공사가 보여주는 수익활동은 너무나 초라하다. 항공권 수익 외에 다른 부대 수익은 전무한 상황이다. 일반 항공사라면 괜찮지만, 항공운임이 저렴해야 하는 저비용항공에게는 다른 부대 수익이 절실히 필요한데도 아직까지 여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도 일제히 국제선에 뛰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선에 비해 비행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5-6시간을 비행할 정도로 비행시간이 길어진다.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기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져야 하는데, 저비용항공의 특성 상 기내 서비스를 고급화하기 힘들다.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기내 AVOD 시스템 갖추기에는 비용 부담, 그렇다면 모바일로 대체 가능한가?
저비용항공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In-Flight Entertainment) 서비스 부재다. 일반 항공사들은 AVOD 등 엔터테인먼트 장비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편에는 AVOD 서비스가 있는 지 확인을 하고 탈 정도로 소비자들의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비용항공 입장에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란 쉽지 않다. 두 말할 것 없이 비용 때문이다. 좌석 하나에 수천만 원이 소요될 엔터테인먼트 장비 도입은 저비용항공사로선 생각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장비 대여 서비스다.
저비용항공 특성 상 서비스는 돈 받고 제공해도 된다. 아니 반드시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상대적으로 항공운임에 융통성이 커진다. 그래야 저렴한 항공운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매하기 시작한 아이패드(iPAD)를 기내 엔터테인먼트 장비로 활용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선 장시간 비행하는데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기존 AVOD 를 대신할 수 있다.
아이패드는 아주 얇은 타블렛이다. 노트북과는달리 다루기에 가볍고 편리하다. 또한 기존 노트북 등 윈도우 방식의 타블렛보다 사용이 편리하다. 이 아이패드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심지어) Wi-Fi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미리 내장된 책을 읽을 수 있는 e-Book 의 장점도 있다.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은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는 건 기본이다.
이 아이패드를 사전 예약을 통해 일정 금액을 받고 서비스를 한다면 기존 AVOD를 대체해 기내에서 그 동안 부재했던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도 제공하고 수익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게다가 추가로 승무원을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도 생긴다.
예전, 기내 AVOD 장비가 없었던 시절, 장시간 비행하는 항공편에서 승무원이 해야 하는 서비스는 많았다. 그러나 AVOD가 도입되고 나서는 승객들이 개인적으로 즐길거리에 빠져(?) 있는 바람에 승무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한다. 아이패드(iPAD) 대여 서비스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패드(iPAD)는 영화나 책, 게임 즐기기에 더 없이 적합한 제품
이미 진에어는 PSP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항공소식 진에어, 국제선에서도 PSP 대여 서비스 실시
PSP 는 특성상 게임에 특화된 게임기다. 물론 부가적으로 영화 등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이패드는 PSP 보다 화면이 훨씬 커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기에는 그만이다.
아이패드를 기내 엔터테인먼트 장비로 도입하는데는 저비용항공사만 그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어짜피 기존 일반 항공사들도 B737 이나 A320 같은 소형 항공기에는 AVOD 장비가 없을테니, 그 대신 아이패드를 이용해 서비스 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 직하다.
이 외에도 공항에서 항공업무를 위한 모바일 시스템으로 아이패드(iPAD)를 이용할 수도 있다. 모바일 체크인이라거나 탑승구 시스템을 아이패드(iPAD)로 대체할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 등장은 예상치 못한 제 3 의 부문까지 파생 산업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휴대전화 이상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아이패드(iPAD)라는 상품도 비록 아이폰 만큼 파괴력이 큰 제품은 아닐지라도 지금까지의 타블렛과는 다른 컨셉의 제품이기에, 그 혁신성 덕분에 다른 부문에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 중에 항공 부문도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상을 해 본다.